코로나19는 한국사회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모임과 약속은 취소되거나 미루어졌고, 시민들은 바깥나들이를 삼가며 스스로 고립 생활을 이어갔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방역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불교계의 노력도 돋보인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법회와 기도, 행사
흔히 백제의 수도로 한성과 공주, 부여를 꼽지만 최근에는 익산도 그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백제 제30대 무왕이 익산에 별도(別都)를 경영하였고, 이곳으로 천도(遷都)하려 했다거나 천도했다는 것이지요. 이른바 ‘익산 천도설’이 그것입니다. 익산시에는 금마면을 중심으로 백제 유적이 여럿 곳 남아있습니다. 미륵사지, 사자사지, 제석사지, 왕궁리 유적, 익산 토성, 미륵산성 등인데, 모두 ‘익산 천도설’을 뒷받침합니다.익산의 무왕길은 무왕의 익산 천도설을 더듬을 수 있는 둘레길입니다. 무왕길은 모두 3갈래인데, 무왕의 능으로 알려진 익산 쌍릉을 출발해 미륵사지, 제석사지, 왕궁리 유적 등을 들러 되돌아오거나, 왕궁리 유적에서 출발해 쌍릉에서 마무리하는 길입니다.미륵사지는 건마국(乾馬國)의 도읍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금마면 용화산 남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건마국은 마한의 54개 소국 중 하나입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5월이 돌아왔다. 따뜻한 기온은 새 생명을 잉태하고, 산천은 푸르름을 더해간다. 그러나 현실은 당나라 동방규의 시 ‘소군원(昭君怨)’의 한 구절처럼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春來不似春〕” 계절이다. 코로나19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간 세상의 모든 것을 흔들어 놓은 탓이다. 불교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여러 법회와 기도, 행사가 미루어졌거나 취소됐다. 올해 봉축법요식도 윤 사월초파일(5월 30일)로 미루어졌다.부처님의 가르침은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此有故彼有〕’는 연기설(緣起說)이 근본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세상 모든 것은 서로 의지하고 관계하며 조화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연기의 가르침을 외면한 결과이다. 나와 이웃,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돌아보지 않고, 물질적 욕망과 편리함을 쫓아 생명을 해치고, 자연환경을 파괴해 온 업보가 코로나19 사태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근원은 씨앗이다.깨달음으로 가는 길 역시 불성을 머금은 씨앗을소중하게 여기고 키워 나가야 만나게 된다.불성의 씨앗을 잘 가꾸기 위해우리는 열심히 정진해야 한다.(글·사진 신진환)
아침 바람은 아지랑이를 부르듯 따뜻하고, 햇살은 포근함으로 가득하다. 소한(小寒) 절기가 될 즈음엔 무척 추웠는데, 이젠 낮 기온이 영상 5도를 웃돌고 두꺼운 겨울 외투가 거추장스러울 정도이다. 마치 멀리뛰기를 하듯 두어 달 가까이 계절을 앞서가고 있다. 양지 바른 곳은 물 기운이 감돌고 산책로 이곳저곳은 질퍽할 만큼 땅이 녹고 있다.꽃피는 겨울성미산엔 매
지난 1월 남편과 함께 마하시선원에서 10일간 수행을 하였습니다. 마하시선원은 미얀마 양곤에 있으며, 마하시 사야도가 위빠사나 수행을 전 세계에 보급하는 데 중심 역할을 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부처님이 깨달은 수행법으로 알려진 위빠사나 명상을 하면서 경험했던 것과 함께 명상센터의 일상 이모저모를 소개합니다.전날 밤은 마하시선원에서 가까운 한국인 숙소에서 잤
미세먼지로 오염된 건조하고 탁한 공기가 한반도 전역을 뒤덮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중국의 황하 유역에서 발생한 노란 먼지가 봄바람을 타고 넘어오면 한 달 내내 뿌연 공기를 마셔야 했는데, 이제는 그보다 훨씬 동쪽인 내몽골 지역에서도 발생하여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 사시사철 뿌옇고 탁한 공기를 마셔야 합니다. 불과 20~30년 만에 달라진 모습입
1975년 하버드 의대 내과 교수로서 심장 전문의인 허버트 벤슨(Herbert Benson) 박사가 명상 수련에 따른 마음과 몸의 이완효과를 ‘이완반응’이라는 용어로 처음 상용하고 이를 임상에 활용하였다.뭔가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람은 마음이 긴장되고 불안한 상태에 있다. 이러한 상태의 호흡을 관찰해 보면 얕고 속도가 빠르다. 그와 동
제주도에 화사한 봄소식이 오면서 우리 식단에 오르는 음식이 봄기운을 물씬 느끼게 하는 유채물김치다.의서(醫書)에는 ‘유채는 그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다.’라고 전해온다. 나물로 먹으면 비타민C가 풍부해 춘곤증을 이길 수 있고, 토코페롤이 많이 들어 있어 피부를 곱게 하고 노화 방지에도 효능이 있다.
대부분의 전통예술이 그러하듯이 승무의 발생연도 역시 확인할 수 없다.그러나 기원에 대한 몇 가지 설은 있다. 먼저 불교의식 무용설이다. 영취산에서 석가세존이 설법을 할 때 가섭이 이를 알아차리고 춤을 추었는데, 후에 이를 승려들이 모방하였다는 설이다.또 하나는 민속유래설이다. 이 민속유래설에는 1) 황진이가 추었다는 황진이 유래설, 2) 이순신 장군이 적을
선종의 법맥을 살피다보면 실존인물인지 의심스러운 이가 한 둘이 아니지만, 파조타처럼 근본이 없는 이도 드물다. 어쩌면 파조타는 선종에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서 응축한 가상의 캐릭터일 가능성이 높다.
▲ 고창 선운사는 동백꽃으로 유명하지만 민중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사찰이었고, 내로라하는 선지식이 머물며 조선불교의 선맥과 강맥을 잇고 꽃피운 도량이다. ▲ 고창 선운사 원경. 도솔암 앞 천마봉에서 본 모습이다. ▲ 고창 선운사 대화엄종주백파대율사대기대용지비(大華嚴宗主白坡大律師大機大用之碑) 앞면. ‘선문(禪門)의 중흥조’로 추앙받는 백파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한 이들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전통과 현대를 어떻게 접목하느냐.이번에 인터뷰한 김선희 작가도 마찬가지다.그는 중·고교 때 미술부에서 실력을 닦다가 고고학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고 고고학자의 꿈을 꾸었다. 두 가지를 충족할 동국대 불교미술학과에 들어갔다.그런데 졸업하고 작가의 길을 가면 서
손화중이 꺼낸 비결이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손화중 무리가 비결을 탈취한 사건은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란 당시 민중의 마음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에서 용문굴과 낙조대를 거쳐 천마봉에 올랐습니다. 이곳에 서면 도솔암과 멀리 선운사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천마봉 바위에 앉아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을 바라봤습니다. 진흥왕이 꾼 꿈으로 미루어보면, 그가 그리던 세상은 미륵이 출현해 일군 용화정토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염없이 미륵이 출현하길 기다리기엔 민중의 삶은 너무 힘들고 고됩니다. 온갖 차별과 다툼, 부의 편중이 없는 모두가 평등하고 평화로운 미륵의 세상을 현실세계에 일구어 내는 것이 민중의 바람이었겠지요. 그런 민중의 바람은 도적에게 소금 만드는 법을 알려준 검단 스님의 일화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마애불 복장에 감춰둔 비결을 꺼낸 동학교도의 행동으로 표출되었을 것입니다. 천마봉에서 바라본 선운사와 도솔암은 미륵의 세상을 꿈꾸며 희망을 가슴에 품었던, 이 나라 민중의 삶과 한, 꿈이 깃든 현장이었습니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염병으로부터 자신과 가족, 이웃을 지키려는 여러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도 그중 하나다. 서로 만나는 일을 줄여 전염병 확산을 막고 예방하자는 것인데,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영세사업자는 폐업에 몰리고 있고, 취약계층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다. 제석천의 궁전에 걸려 있다는 인드라망의 그물코처럼 가족, 마을, 직장, 종교단체 등 어느 것 하나 유기적으로 얽혀 있지 않은 것이 없다. 이웃이 고통 받으면 내 삶도 영향 받는 것은 서로 연기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외아들을 보호하듯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한없는 연민을 일으켜그 자비심이 고루 퍼지게 하라.위, 아래, 옆으로,장애도 없고, 적의도 없고, 척짓는 일도 없이세상에 두루 스미게 하라.≪숫타니파타≫
청소년기에 접어들자 집안에는 불교서적이 중년의 뱃살처럼 나날이 늘어났다. 선어록이 마음의 양식으로서 내장지방을 이루었다면, 승려들의 법문과 에세이는 피하지방이었다.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의 비율은 1:2. 일반불자치고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이는 성철 스님의 가르침에 심취해 백련암을 다니면서 만 배 기도를 밥 먹듯 하던 내 어머니의 열정이 빚어낸 찬란한 결과
불교 지화의 유래종교에서의 꽃은 인간 생명의 창조와 불멸의 삶을 상징한다. 불교에서 꽃은 만물의 근원임과 동시에 불계 유토피아의 상징물로 여겨져 왔다. 또한 석가모니의 탄생지가 화산(花山)이라는 점은, 꽃이 신의 탄생을 암시하는 코드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연꽃의 만개로 상징되는 불계의 연화화생(蓮華化生)은 곧 극락 탄생의 통로로 여겨져 왔다.우리 문
봄 보다 먼저 우리 밥상에 봄나물로 만든 국이며 무침이 찾아온다. 냉이는 봄나물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들녘 양지바른 곳, 땅에 바짝 붙어 다닥다닥 자란다. 부지런한 아낙들은 냉이를 캐서, 겨울 배고픔을 밀어내고, 봄의 기운을 식탁에 올렸던 것이다.유년 시절의 우리들은 지금처럼 식량이 넉넉지 않아, 너나 할 것 없이 허기를 줄이기 위해 쌀보다 나물에 많이 의
서양을 대표하는 1세대 현대 명상 스승 가운데 한 명인 래리 로젠버그는 《호흡이 주는 선물》이라는 책에서 “호흡을 알아차리는 수행은 가장 단순하고 직접적인 삶의 변화 방식이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수행의 경험을 통해 그 유익함을 발견해 나간다면, 기존의 삶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