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절에는 수다쟁이가 두 사람 있습니다. 이들 수다쟁이는 서로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서로를 싫어하는 이유가, 상대가 말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말이 많아서 싫다고, 침을 튀기며 흉보는 걸 보면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다른 수다쟁이를 욕하는 또 다른 수다쟁이는 자기는 수다쟁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구나, 자신도 말이 많으면서 말 많은
‘살인자에게도 불성이 있을까?’ 부유층 노인과 윤락업에 종사하는 여성 등 모두 21명이나 되는 사람을 죽여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유영철 사건을 모델로 한 영화 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의문입니다. 물론 이 질문이 우문이라는 건 압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는 삼라만상 모든 존재에 불성이 있다고 2천5백 년 전에
와 함께 2010년 극장가를 점령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은 매우 복잡한 플롯의 영화입니다. 그다지 머리가 좋지 못한 난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하품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꿈과 현실의 관계를 끈기 있게 파고드는 집요함이 마음에 들었기에 2회차 관람을 시도했습니다. 어려운 수학공식을 대했을 때의 난감함은 조금씩 사라
육상효 감독이 만든 (2004, 한국)와 독일 영화 (2003, 졸탄 슈피란델리 감독)에는 모두 수도자들이 나오는데, 그들은 산사나 수도원에서 세상과 담 쌓고 살았기에 세상 물정을 모릅니다. 두 영화는 이들 순진한 수도자들의 바깥세상 이야기입니다. 와
영화 를 보고 밖으로 나왔을 때 날은 어둑어둑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오후 서너 시밖에 안됐지만 두껍고 낮게 내려앉은 회색 구름 때문에 저녁이 다 된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내 마음도 하늘을 덮고 있는 짙고 무거운 구름처럼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이런 감정에 사로잡혔던 이유는 영화 때문이었습니다. 좀 전에 봤던 영화 의
어렸을 때 이웃에 믿음이 좋은 가족이 살았다. 그 집 막내딸과 친구였고, 이런 친구를 둔 덕에 교회에 자주 드나들었다. 거기 가면 찬송가도 배우고 사탕이니 연필이니 선물도 받을 수 있어서 교회에 다녔었다. 아무 생각 없이 가끔씩 다녔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알게 모르게 기독교적 가치관에 물들었던 것 같다.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
부처님께서 살아계실 때 자식을 잃은 어머니가 하늘이 무너지랴 땅이 꺼지랴 통곡하고 있었습니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는데 아마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이 자식 잃은 고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인의 슬픔에 대해서 들은 부처님께서는 그녀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주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것처럼 절망에 빠진 그
배창호의 과 춘원의 배창호 감독의 영화 은 춘원의 소설 을 원작으로 했습니다. 둘 다 의 ‘조신이야기’에서 비롯된 ‘인생무상’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이 사상을 바탕으로 현실이 악몽이라는 현실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현실은
브루스 윌리스의 신비한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 (미국, 1999)는 반전을 즐기는 게 관람 포인트입니다. 이 영화만큼 정말 기가 막히게 결과를 비튼 영화도 드물지요. 자신을 사람이라 믿었던 영혼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인데, 보는 사람도 영혼을 사람으로 착각하게끔 감독은 트릭을 섰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결과를 알게 됐을 때 주인공
사람이 변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사람이 변하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그만큼 변하는 게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의 주인공 하인리히 하러는 변했습니다. 은 주인공인 하러가 사회적 자아를 포기하고 내면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티벳의 종교적 풍토와 신의
3차원 영화인 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극장에서 나눠준 검은 안경을 착용해야 합니다. 마법의 안경은 관객을 다른 세계로 이동시켜줍니다. 어두운 객석에 앉아있던 관객은 갑자기 판도라 행성으로 이동하지요. 그리고 거기서 커다란 새 이크란을 타고 하늘을 날기도 하고, 이마에 뿔이 솟은 괴물에게 쫓기기도 하고, 에이와 나무 홀씨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금강경을 해석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1장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었습니다. 모두 32장으로 구성된 금강경 중에서 1장을 유독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머지 31장엔 부처님의 말씀이 들어있고, 제1장이 유일하게 부처님의 소소한 일상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오직 1장이 전부고 나머지는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1장의 비중을 높이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