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승(山僧 향곡스님 자신을 지칭함)이 법상에 올라 온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를 바로 보고 바로 알면 일대사를 다 마쳐서 아무 것도 더할 것이 없느니라.하늘은 하늘이요 땅은 땅이며/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니라[天是天地是地 山是山水是水]여기에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뺄 것인가? 하늘은 하늘대로 항상 무심하게 법문을 설하고, 땅은 땅대로 항상 무심하게 대
선학원은 한국근현대불교사의 한복판에 존재했었다. 설립과 활동자체만으로 당시 불교계의 상황을 극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이후 혼란한 불교계의 상황 속에서 정법(正法)구현을 위해 노심초사했던 선학원의 스님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혜월(慧月, 1861~1937) 스님은 ‘근대 한국 선(禪)의 달마’로 불리는 경허(鏡虛, 184
“보살은 모태에 들어 계시며/하늘 중에 하늘의 복 성취하셨네/그 어머니 마음은 맑고 깨끗해/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네.모든 음욕을 버리고 떠나/물들지도 않고 가까이 하지도 않았기에/욕심의 불꽃에 타버리지 않았나니/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는 항상 깨끗하다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금오태전(金烏太田, 1896∼1968)대선사는 1896년 7월 전남 강진군 병영면 박동리에서, 동래 정씨인 부친 용보(用甫)와 모친 조(趙)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호(號)는 금오(金烏), 휘(諱)는 태전(太田), 옛 이름은 태선(太先)이다. 1911년(16세) 되던 해 강원도 금강산 마하연선원(摩訶衍禪院)에서 도암긍현(道庵亘玄) 선사를 은사(恩師)
세상사살림살이가 다들 어렵다고 한다. 물건이 팔리지도 않고 사는 사람도 드물다고 한다. 사는 사람이 없으니 팔리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다.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도 이른바 ‘아웃도어’라고 불리는 등산용품만은 유독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평일에도 대도시 근교의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가늠해보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백무현/시사만화가
오랜 세월의 풍상 속에서도 빛바래지 않고 중국의 차관과 다인들 사이에서 변함없이 널리 회자되고 있는 유명한 대련(對聯) 중에는 “양자강중수(揚子江中水),몽정산상차(蒙頂山上茶)”란 문구가 있다. 이는 천하제일천인 양자강 중령천(中泠泉) 물과, 몽정산(蒙頂山)에서 나는 차가 최고임을 극찬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서로
1. 무생의 행위분황 원효는 보살의 관행인 ‘무생의 행위’를 손감변(損減邊)과 증익변(增益邊) 등의 사방(四謗) 혹은 사구(四句) 논리로 깊게 풀어가고 있다. 그는 “보살은 관행이 성취되었을 때 스스로 마음을 관찰할 줄 알아서 이치에 따라서 수행한다”고 전제한다. 그리고 “일어나는 마음이 있지도 않고[非
얼마 전 신문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이 쓴 칼럼 한 편을 읽었다. 그는 칼럼에서 햇빛과 바람에서 삶의 의욕을 되찾는다고 특별한 고백을 했다. 아침마다 차를 탈 때 시동을 걸어놓고 엔진이 충분히 돌 때를 기다리는 동안 창문을 열어놓으면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고, 부드러운 바람이 들어오는데 그들을 느끼는 동안 불편하던 마음이 잠시 가라앉는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좀
평북 정주출생의 천재시인 백석(본명 白夔行, 1912~1995)은 1929년 오산고보를 졸업하고 1930년 1월 조선일보 단편소설「그 母와 아들」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오산중학교를 마치고 조선일보사 후원 장학생으로 일본 아오야마 학원(청산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조선일보사 계열잡지인『여성』지와『조광』의 편집부에서 근무하였다. 1935년 시 「정주
현실과 환상이 어우러진 불교적 상상세계 아홉 편의 기묘한 이야기 속에 녹아든 불교의 가르침에도시대에는 100년에 걸친 전란 후 중앙집권정부가 수립되고, 시장 경제 체제가 발달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 힘입어 막강한 경제력을 지닌 조닌 계급이 등장해 활약하게 되는데, 이들이 문학의 주요 향유 계층이 되면서 출판산업이 발달하고 문예대중화의 시대를 맞게
1. 장수품이 설해진 인연중생들은 오래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중생들이 사는 사바세계는 인연으로 생겨서 인연으로 멸하므로 제법이 무상(無常)하다. 따라서 수명 또한 무상하다. 이 품은 이러한 무상한 제법에서 영원함을 얻은 여래의 장수를 설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여래의 장수를 구하도록 하였다. 여기서 여래의 장수란 여래의 수명이 영원함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1. 열정적이고, 심오하며, 지배적인 천재의 전형이다.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ph Johann Wittgenstein, 1889~1951)은 1889년 오스트리아 굴지의 재벌가에서 5남 3녀 중 막내아들로 태어납니다. 아버지 칼 비트겐슈타인은 철강업으로 당대에 막대한 부를 이룬 성공한 기업가이자 음악 애호가였습니다. 어머니 레오폴디네 또한
【들어가는 말】세상의 길은 복잡다단하다. 웬만큼 살아봤다고 해서 익숙해지는 법이 없다. 모든 걱정거리는 늘 새로운 걱정이다. 답답한 일 역시 반복해서 답답할 뿐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다. 세상은 본래 그러한 것이고, 본래 그러하니 세상일 것이라고 해탈을 흉내 내듯 체념해보기도 하지만, 그 또한 잠시일 뿐이다. 세상의 광폭함은 언어의 광폭함이어서, 세상에 달려
‘세간(世間) - 출세간(出世間) - 출출세간(出出世間)’의 길 비극적 운명 앞에 무릎 꿇지 않은 ‘방외인(方外人)’ 김시습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1435~1493)의 《금오신화(金鰲新話)》가 지닌 문학사적 의의는 실로 크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한문소설이자 전기체 소설(傳奇體小說)의 효시이기 때문이다. 《금오
불교는 마음의 종교라 하며 불교 공부는 마음공부라고도 한다. 그리고 많은 선어록에서는 자신의 마음 외에 부처는 없으며 이 마음을 떠나서 부처를 찾지 말란다. 사실 이러한 마음에 대한 선언은 불교가 외부의 어떤 대상에도 의지하지 않는다는 저 무아론적 주체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이 마음이 그저 주관적이거나 관념적인 마음이요 사회 환경이나 외
깨침의 정체는 무엇일까? 우선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둠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진리를 파악해야 한다. 또한, 동시에, 있는 그대로의 진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열려’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분리와 소외를 극복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나 자신과 타인과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
틀림없이 죽음에 대한 인식과 삶의 고통과 비참함에 대한 고려야말로 세계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색하게 하고 그것을 형이상학적으로 설명하게 하는 가장 강한 자극이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1. 언표될 수 없는 대답에 대해서는 물음도 언표될 수 없다한 철학자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게 되었습니다. 강의 3분의 1쯤 왔을
앞의 품에서는 붓다가 순타의 공양을 받으면서 참된 법공양을 설하는 내용이었다. 이 품에서는 중생들이 붓다의 열반에 대해 슬퍼서 탄식함을 들으시고, 중생을 위하여 열반에 드는 여래 열반의 참된 뜻을 밝힌 다음, 열반에 대한 중생들의 집착과 의심을 제거하도록 하였다.이 품이 애탄품이라 한 것은 중생들은 붓다의 열반에 대해 쓰라린 마음을 품고 애석하다하여 &ls
경기도 안성 출신의 정진규(1939 ∼ )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재학 중인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나팔서정」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만해전집 편찬에 간행위원으로 참여해 원고를 발굴하고 정리하면서 만해의 문학과 깊은 인연을 맺었던 그의 시문학에는 불교적 사유가 농후하다.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하고, 월탄문학상, 공초문학상, 대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