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은 모태에 들어 계시며/하늘 중에 하늘의 복 성취하셨네/그 어머니 마음은 맑고 깨끗해/아무런 욕심도 일어나지 않았네.
모든 음욕을 버리고 떠나/물들지도 않고 가까이 하지도 않았기에/욕심의 불꽃에 타버리지 않았나니/모든 부처님의 어머니는 항상 깨끗하다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상법은 이러하다. 비바시보살께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 안에 들어 계실 때 생각을 오롯이 가져 어지럽지 않았다. 부처님의 어머니는 다섯 가지 계를 받들어 그 범행(梵行)이 맑고 깨끗했으며 신심이 돈독하고 남을 사랑하였다. 모든 착함을 성취하고 편안하고 즐거워 두려움이 없었다.”

≪장아함경≫제1권 ‘대본경’에 나오는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왕비에 대한 설명이다. 마야왕비는 카필라성 이웃의 데바다하성 선각(善覺)장자의 장녀로 태어나 부처님의 아버지 슛도다나[淨飯]왕과 결혼했다. 두 사람의 금슬은 매우 좋았으나 후사가 없어 애태우다 어느 날 코끼리가 오른 쪽 옆구리를 통해 태에 들어오는 꿈을 꾼 후 부처님을 잉태하게 된다.

이때부터 마야왕비는 자신의 행동과 마음가짐에 변화를 가져 온다. 왕비는 남들을 대하는 자애로운 태도가 깊은 마음에서 우러나오고 더욱 현명해지며 바르지 않은 생각들을 말끔히 제거해 나갔다고 경전은 전하고 있다. 아이를 가졌을 때 항상 바른 생각과 바른 자세를 지녀야 함을 마야왕비께서 직접 실천해 보이신 것이다.

부처님 탄생의 과정은 곧 바른 성품과 지혜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경전의 말씀처럼 바른 성품과 지혜는 온갖 두려움을 없애주는 대신 편안하고 즐거움을 안겨준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자녀가 바른 성품과 지혜를 가진 아이로 자라주길 소망한다.

그러길 위해선 먼저 내 자신의 행동부터 변화가 있어야 한다.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의 연기법은 바로 ‘나’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왕비의 마음가짐이야말로 세상의 어머니가 간절히 바라는 ‘성품 바르고 지혜로운 내 아이’를 만드는 전범(典範)이다. 우리 모두 바른 성품과 지혜로 나아가도록 정진하자.

법진 스님/본지 발행인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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