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화사한 봄소식이 오면서 우리 식단에 오르는 음식이 봄기운을 물씬 느끼게 하는 유채물김치다.의서(醫書)에는 ‘유채는 그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다.’라고 전해온다. 나물로 먹으면 비타민C가 풍부해 춘곤증을 이길 수 있고, 토코페롤이 많이 들어 있어 피부를 곱게 하고 노화 방지에도 효능이 있다.
봄 보다 먼저 우리 밥상에 봄나물로 만든 국이며 무침이 찾아온다. 냉이는 봄나물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들녘 양지바른 곳, 땅에 바짝 붙어 다닥다닥 자란다. 부지런한 아낙들은 냉이를 캐서, 겨울 배고픔을 밀어내고, 봄의 기운을 식탁에 올렸던 것이다.유년 시절의 우리들은 지금처럼 식량이 넉넉지 않아, 너나 할 것 없이 허기를 줄이기 위해 쌀보다 나물에 많이 의
어느새 2020년 달력을 새로 걸어놓으며 세월이 빠르다는 생각을 한다.잎을 다 떨궈 버린 가로수를 보며 모처럼 한가롭게 따뜻한 대추차를 마시다가, 대추를 이용한 두부조림을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20여 년 전 서울서 살던 남편이 충북 충주 시골 마을로 낙향하기를 원해 그곳에서 잠시 살았던 적이 있다. 옹색하고 좁은 서울살이를 접고 마당이 넓은 시골집을 처음으로 마련하자 남편은 신이 나서 과일나무를 이것저것 사다 심고, 주변에 자라던 나무를 정성을 다해 거름을 주며 가꾸었다. 그해 가을, 집 마당에는 대추를 비롯해 단감이며 사과, 배 등 여러 종류의 과일이 제법 주렁주렁 매달렸다. 그 가운데 개량종 대추나무에는 신기하게도 밤톨만한 대추가 꽤 실하게 열렸다. 진한 자줏빛으로 익어가는 대추가 무척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워 하나 따서 먹으려는데 동네 노인 한 분이 담 옆에 서서 안을 보며 말씀하셨다.
내 나이 다섯 살에 한국전쟁이 터졌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만든 수제비 이야기를 하려니, 끼니를 굶지 않으려고 풀떼기처럼 끓여 연명하던 아픈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고향 함경도에는 밀가루가 귀했던 것 같다. 어릴 적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머니가 수제비라고 해주신 것은 노란 좁쌀을 절구에 찧어 채로 곱게 걸러내 손가락처럼 빚어서 끓인 것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음식이 그리워지게 마련이다. 연령층에 따라 달라서 어떤 이는 따뜻한 카라멜 마끼야또 한 잔일 수도 있고, 혹은 어릴 적 어머니가 끓여 주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음식이 생각날 수도 있겠다. 나는 추운 겨울이면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자주 해주시던 무국 생각이 간절하다.무쇠를 두들겨 둔탁하게 만든 쇠칼로 껍질이 푸른 커다란 무를 넓적하게
청국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표 적인 식품이자, 최고의 영양식품이라 할 수 있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시작되는 때면, 뜨끈하게 식욕을 돋우는 청국장이 최고다.청국장은 기마민족들이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콩을 삶아 말 안장 밑에 두고 말의 체온을 이용해서 자연 발효시켜 만들어 먹던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청국장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김부식의 《삼국
이제 선선한 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분다.하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낮엔 다니기 힘들 정도로 더웠다.이렇게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대비해서 염분이 많은 음식으로 건강을 지키려고 사찰이나 속가에서는 장아찌류를 많이 챙겨 먹었다.장아찌는 염분을 보충하려는 이유보다는 제철에 먹을 수 없는 나물이나 나무의 어린순을 간장이나 소금에 염장했다가 먹는 음식으로, 예부
가지는 더운 아시아 지방이 원산지인 다육질 열매채소지만, 요즘은 비닐하우스 덕분에 계절에 관계없이 겨울철에도 즐길 수 있는 여름 채소다. 어릴 적에 아이들 키만큼 큰 가지의 줄기에 보랏빛 가지가 매달려 날마다 조금씩 자라는 걸 보노라면, 신기하기도 하고 따 먹고 싶은 유혹에도 시달렸다. 몰래 따서 한 입 푹 깨물면 아릿한 맛이 제법 입맛을 돋우었다. 이렇게
우리나라 기후가 점점 아열대기후로 변하고 있는 것이 몸으로 느껴지는 계절이다. 이렇게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시원한 오이냉국 한 그릇으로 갈증을 달래고 잃은 입맛까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오이냉국을 소개한다.사람들은 누구나 춥거나 더워지면, 그때에 맞는 음식부터 챙겨 먹으려 한다.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열치열’이라는 말은 더
비름나물은 여름이 제철인 나물(채소)이다. 시장에서 흔히 ‘비듬’이라 잘못 불리기도 한다. 사실 비름나물은 나물이라기보다는 뜰이나 밭둑, 논둑, 벌판에서 쑥쑥 자라서 잡초로 취급받기도 한다. 자라면서 하얀색 가루 같은 것이 잎사귀에 생겨 물로 씻으면 흰색 가루가 둥둥 뜬다. 때문에 아직도 비름을 잡초 정도로 여기고, 비름의 효용을 모르
봄이 더디 온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느새 코앞까지 봄이 와버리더니, 봄을 채 느끼기도 전에 여름이 오는 것 같다. 사계절 중 봄과 가을이 아주 짧아진 느낌이다. 그래도 5월은 부처님오신날이 있는, 불자들에게는 축제인 달이며 아직은 봄나물을 맛볼 수 있는 시기이다. 겨울에는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열량이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 요즘은 고열량 식품이 많아 계절이 바뀌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봄에 신진대사가 원만해지려면 절대량의 비타민과 칼슘, 철분 등 필수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찾기 마련이다. 겨우내 추위로 웅크려졌던 몸에 활력을 주려면 간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신장의 독소를 배출시키는 식품을 먹어서 춘곤증으로 무력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때 가장 필요한 음식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