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헌 광주시장과 이용훈 주교가 천주교 수원교구청에서 ‘천진암성지 광주순례길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후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광주시.

경기도 광주시가 가톨릭 수원교구와 업무 협약으로 추진한 ‘남한산성-천진암 순례길 조성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사업 추진에서 “반드시 조계종과 협의하겠다”는 뜻을 담은 공문을 조계종 총무원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조계종 총무원은 10월 7일 부실장 간담회에서 이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공문에서 ‘남한산성-천진암 순례길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호국불교 성지인 남한산성의 역사적 의미와 천진암 스님들의 자비로운 희생정신을 알지 못했고,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나눔의집이 특정 종교 성지로 왜곡돼 비춰지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광주시는 특정종교가 호국불교성지를 독점하거나 역사를 왜곡해 종교 갈등을 유발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전면 재검토하고, ‘남한산성-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 사업 명칭을 쓰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광주시는 앞으로 이 사업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조계종과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라는 약속도 공문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주시가 보낸 공문에는 시와 천주교 수원교구가 체결한 순례길 업무협약을 전면 취소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 이 사업을 명칭을 달리해 재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26일 광주시와 천주교 수원교구는 수원교구청에서 신동헌 시장과 이용훈 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잇는 ‘천진암성지 광주 순례길’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광주시는 순례길 조성과 유지관리, 성지 순례 활성화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하며, 천주교 수원교구는 순례길 조성에 적극 협조하고 광주 지역의 천주교 역사를 추가로 발굴하는 데 힘쓰기로 했었다. 광주시와 천주교 수원교구는 이를 통해 남한산성에서 천진암으로 이어지는 순례길을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세계적인 명소이자 관광지로 만들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이 사업이 알려지면서 불교계에서는 가톨릭이 사찰이었던 천진암을 천주교 발상 성지라는 역사를 덧씌워 불교역사를 망각하게 하고, 승군이 쌓고 지킨 남한산성의 불교역사문화를 왜곡하려 한다며 사업 추진을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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