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중앙회장 안현민, 이하 대불련)가 경기도 광주시와 천주교 수원교구가 함께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을 조성하기로 한 것을 비판하는 성명을 10월 1일 발표했다.

대불련은 성명에서 “역사는 특정 종교에 독점될 수 없다.”며, “현재 논의되는 순례길 구간 곳곳에는 불교의 숨결과 흔적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남한산성과 천진암, 나눔의집 등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 곳곳에 불교의 숨결과 흔적이 남아있음을 지적한 대불련은 “광주시는 불교를 포함한 다양한 역사를 무시하고 배척하며, 오직 천주교에 의한, 천주교를 위한 길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해당 문화재의 역사를 천주교가 독점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불련은 이어 “(광주 순례길 조성은) 정교가 분리된 대한민국에서 지방정부가 강제력을 가지고 특정 종교를 위하여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행위이며,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광주시는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역사는 특정 종교에 독점될 수 없습니다.

지난달 광주시와 천주교 수원교구는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잇는 길을 천주교 순례길로 활성화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비롯하여 광주시가 선정한 구간에는 천주교의 흔적만이 있는 것이 아니며, 곳곳에 불교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남한산성은 조선시대 전국에서 차출된 스님들의 피와 땀이 곳곳에 서려있으며, 특히 병자호란 때는 민족을 지키기 위해 승병으로 목숨을 바쳤던 곳입니다. 천진암은 스님들이 수행하던 사찰이었던 동시에, 천주교 신자들을 보호해주고 그로 인해 수많은 스님들이 참수당하고 결국 폐사되었던 사찰입니다. 또한 해당 구간에 있는 나눔의 집은 불교계와 얼마전 입적하신 고 월주 큰스님께서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하여 개원하고 운영하던 곳입니다.

이처럼 현재 논의되는 순례길 구간 곳곳에는 불교의 숨결과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광주시는 불교를 포함한 다양한 역사를 무시하고 배척하며, 오직 천주교에 의한, 천주교를 위한 길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해당 문화재의 역사를 천주교가 독점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정교가 분리된 대한민국에서 지방정부가 강제력을 가지고 특정 종교를 위하여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행위이며,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광주시는 ‘천진암 성지 광주 순례길’ 사업을 중단하십시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는 해당 사업이 비상식적인 행동임을 분명히 밝히며, 광주시의 종교편향적 행위를 규탄합니다.

불기 2565(2021)년 10월 1일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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