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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가톨릭 성지순례길 사업 백지화 즉각 백지화하라”
조계종 중앙종회 제221회 임시회 “왜곡과 편향의 현장 만드나”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문화재제자리 찾기 결의”도
2021년 09월 14일 (화) 11:26:12 서현욱 mytrea70@gmail.com
   
▲ 조계종 중앙종회가 10일 오후 22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경기도 광주시가 추진하는 가톨릭 성지순례길 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아울러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문화재제자리 찾기 결의문도 채택했다. 사진=불교닷컴

조계종 중앙종회가 경기도 광주시가 추진하는 가톨릭 성지순례길 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아울러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문화재제자리 찾기 결의문도 채택했다.

천주학을 공부하던 이들을 보호하려다가 폐사된 불교성지 천진암을 가톨릭 성지순례길 사업에 포함하고, 호국불교 성지인 남한산성마저 가톨릭 성지로 개발하려는 광주시의 행태가 역사왜곡과 종교간 화합을 저해하고, 한국전통문화인 불교문화를 홀대하는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본에서 돌려받은 뒤 고궁박물관이 소장한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의 환지본처(還至本處)는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고 지역발전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종회는 9월 10일 오후 제22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경기도 광주시가 추진하는 가톨릭 성지순례길 사업 백지화 결의문과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문화재제자리 찾기 결의문을 만장일치 가결했다.

중앙종회는 “역사왜곡과 종교간 화합을 저해하는 경기도 광주시의 ‘가톨릭 성지순례길’ 사업은 즉각 백지화 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최근 경기도 광주시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세계적 명소이자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천진암과 남한산성을 잇는 순례길은 민족의 전통문화자원인 불교문화유산을 가톨릭 성지 순례길에 편입시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중앙종회는 “가톨릭 성지라 주장하는 천진암은 그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스님들이 거주했던 암자로 특히 천주학을 공부하던 이들을 보호하려다 폐사에 이른 가슴 아픈 역사가 남아있는 공간”이라며 “박해받던 중생들을 대자비 원력으로 보살폈던 평화와 공존의 가치가 서려 있는 천진암을 경기도 광주시가 나서서 왜곡과 편향의 현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중앙종회는 “남한산성은 가톨릭만의 성지가 아니다.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는 남한산성에 주둔하며 정병을 양성하고 산성을 보강해 왜군에 맞서 싸웠고, 뒤이어 병자호란 때는 각성 스님을 총섭으로 한 승군이 청나라 군대에 맞서 사력을 다해 항전한 곳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남한산성을 중심으로 승군이 주둔하였고, 예불과 수도를 위해 남한산성 곳곳에 망월사, 옥정사, 한흥사, 국청사, 장경사, 개원사, 남단사, 천주사, 동림사, 영원사 등의 여러 사찰들이 창건돼, 남한산성은 가톨릭 성지임에 앞서 외세의 침략에 맞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옛 스님들의 피와 눈물, 그리고 호국애민의 정신이 성성히 살아 숨쉬는 불교성지”라고 강조했다.

중앙종회는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광주시가 남한산성과 천진암을 가톨릭 성지로 홍보하고 이곳을 잇는 ‘가톨릭 성지순례길’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역사를 왜곡함은 물론 특정종교를 위한 왜곡된 확증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가톨릭 성지순례길 조성사업에 포함되어 있는 불교 문화유산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지역 불교계와 사전에 아무런 협의조차 없었다는 사실은 광주시의 노골적인 특정종교를 향한 편향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중앙종회는 “명백한 역사왜곡과 종교간 화합을 저해하고 나아가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경기도 광주시의 ‘가톨릭 성지순례길’ 사업 추진을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적인 백지화 선언”과 “광주시장의 진정어린 공개 참회,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을 강력히 요구했다.

남한산성 성불사 주지이자 종회의원인 선광 스님은 총무원 사회부에 “광주시의 가톨릭성지순례길과 관련, 중앙종회 결의문을 뒷받침하는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총무원 사회부장 원경 스님은 “이 사안은 위중하게 판단하고 강력히 대응해 가겠다.”면서 “중앙종회 결의문에 기반해 광주시에 공식 공문을 보내 항의하고, 이후 전방위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중앙종회는 결의문을 통해 일본이 반환한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의 환지본처(還至本處)도 강력히 촉구했다.

중앙종회는 “서울 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는 평창 오대산 월정사가 목숨을 걸고 수호(守護)하던 우리 모두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제자리를 잃고 ‘타향살이’를 하는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는 일제 강점기, 일제의 야욕에 의해 강제로 침탈된 치욕적인 역사의 흔적이며, 오욕의 기록들”이라고 했다.

이어 “일제의 약탈로 인해 고향 오대산을 떠나야 했던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은 2006년 고국 땅에 되돌아 온 후에도 아직까지 ‘환지본처(還至本處)’의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돌려받은 문화재가 국유문화재가 되었기 때문에 지역에 돌려보내는 것은 곤란하다는 논리와 행태를 보이고 있어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했다.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돌아 올 수 있었던 데는 정부를 대신해 환수운동을 펼쳐온 월정사를 비롯한 불교계와 민간의 노력이었다.

중앙종회는 “분권의 가치에는 ‘문화자치’, ‘문화분권’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정부가 지역의 문화재를 서울의 박물관 수장고에, 야외 정원에 켜켜이 쌓아 놓고 있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문화 격차는 어떻게 해소할 것이며, 고유문화 어떻게 발전시킬 것이냐”고 따졌다.

또 “항온·항습 기능을 갖춘 장소의 부재를 운운하며 차일피일 미루다가 막상 평창 월정사 인근에 최신 시설을 갖춘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의 문을 연 지금, 아직도 문화재가 제자리로 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중앙종회는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고 지역발전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의 환지 본처(還至本處)”를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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