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당선된 자승 스님이 내적으로 신경써야할 부분은 ‘화합’이다. 또한 외적으로 신경 쓸 부분은 대사회적 위상 제고이다. 이 두 문제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넘어야할 가장 큰 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자 연대와 20개 교구 본사주지의 절대적 지지로 후보자로 나서 당선됐다는 장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압도적인 지지의 원인을 이해관계에 얽매어진 결과로 보는 시각 탓이다. 이해관계에 얽매여 만들어진 총무원장이 과연 제대로 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여전하고, 조계종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누구는 어느 자리에 가기로 했다”라는 식의 소문이 나오고 있다.

자승 스님은 집행부 인선 작업에 시간과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 부·장급 인선이 마무리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오지만, 자승 스님의 평소 스타일로 볼 때 중앙종회와 교구본사의 협의과정이 상당 기간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젊은 총무원장인 만큼 집행부의 평균 연령도 낮아질 거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종단 주변에서는 총무원장 스님보다 세납이 많은 부국장 스님이 생각보다 많이 인선될 수 있을 걸로 보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후보추대과정에서 참가하지 않은 종회의원과 본사주지 등을 끌어안고 갈 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후보 추대식 당시 19개 교구본사 주지가 참여했지만, 당선 이후에도 지지가 이어질지 지켜봐야한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선거 당일 투표에 불참한 선거인과 무효표를 던진 선거인들과의 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종단 내적으로 총무원장이 짊어져야 할 짐은 셀 수 없이 많다. 새 시대에 맞는 수행과 포교방법 개발과 추진, 출가자와 신도의 고령화, 사찰 재정 확충의 어려움, 대사회적 위상 강화 등등. 종단백년대계를 다시 짜야할 중대한 시기에 놓인 만큼 할 일도 많고, 넘어야할 산도 많아 보인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세납은 56세이다. 그만큼 젊다. 때문에 종무 집행의 추진력이 남다를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하지만 젊은 총무원장으로 감당해야할 부분도 있다. 우선 종단 내 원로 스님과 중진 스님들과의 관계이다. 종단 수장이라는 행정적 법적 권위는 인정받겠지만, 자칫 업무과정에서 불화가 빚어지면 그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종단협의회의 당연직 회장이 조계종 총무원장인 상황에서 타 종단 수장들과의 관계정립이 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대정부 관계에서도 전임 총무원장 스님과는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종교편향 등으로 대립각을 세웠던 불편한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이다.

신임 총무원장 스님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취임 초기 종단 화합을 어떻게 이루어 내냐는 문제다. 이 문제는 결국 총무원 집행부 인선과 맞물려 있고, 12월 예정된 종무원 인사에도 직결된다. 또 하나는 대사회적 위상 정립이다. 종교편향 등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종단의 대정부 위상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는 신임 총무원장이 풀어야 할 큰 숙제로 보인다. 또 수행과 포교, 인재양성 등 종단의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사이다. 50대 총무원장으로서 짊어져야 할 숙제로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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