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길에서 우연히 만난 한 교구본사 주지 스님이 선학원에 회의하러 간다고 대답한 내게 말했다. “적당히 타협해서 잘 해보라 하세요.” “종단에서 선학원을 해체하려는데 어떻게 양보할 수 있겠습니까?” 그 스님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렇게 물었다. “선학원 해체가 가능하기나 해요?” &ldq
“선학원뿐만 아니라 종단 형태의 모든 법인을 해산하고 종단에 귀속하는 걸 목표로 해요.”사석에서 내가 조계종의 한 인사에게 법인법 제정의 이유를 물었더니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가 개인적인 소견을 말한 것인지 아니면 종단 핵심부의 생각인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으나 법인법을 들여다보면 그의 말이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선학원이 종이신문 을 창간했다. 보시다시피 풍성한 내용을 싣지도 못하였고 심도 있는 기사를 싣지도 못했다. 편집이 세련되지 못할 뿐 아니라 눈길을 끄는 광고조차 없다. 보시는 분에 따라 시대에 뒤졌다고 보실 수도 있고, 촌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린들 멋을 모르겠습니까, 맛을 모르겠습니까. 다만 우리의 여건이 그러니 이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