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불교사암연합회 소속 태고종 스님들이 4·3사건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작법무를 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청년 불자들이 제주 4·3사건 희생자들 추모하고 화합과 평화의 상생 시대를 열 것을 다짐했다.

세계불교청년우의회(World Fellowship Buddhist Youth, 이하 WFBY)와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3월 17일 오후 1시 제주 4·3평화공원 교육센터에서 ‘제주 4·3 국제 합동 추모제’를 봉행했다.

제주불교청년회(회장 김보성)이 주관한 이날 추모제에는 덴풍 수완나카아롭(Denphong Suwannachairop) WFBY 회장을 비롯한 13개국 200여 명의 ‘2018 국제불교청소년교환캠프((International Buddhist Youth Exchange Korea 2018)’ 참가자와 제주불교연합회 회장 관우 스님,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 등 불교인사,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과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정·관계 인사 등 300여 명이 동참했다.

이날 추모제는 4·3사건 희생자들의 위패를 행사장으로 모시는 것으로 시작됐다.

김보성 회장은 추모사에서 “여기 모인 우리들은 4·3 정신을 받들어 화합과 평화와 상생의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며, “4·3의 전국화, 4·3의 세계화를 위해 더 정진하여 다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부당한 폭력으로 억울하게 희생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덴퐁 WFBY 회장은 인사말에서 “세계평화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공존에 대한 이해를 수행해야 한다”며, “제주 4.3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을 덮지 말고 밝힘으로써 과거에 반복적으로 행해졌던 비극을 피하고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이승찬 행정국장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제주도민들은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희생자’라는 관용의 정신으로 서로를 용서하고 보듬으며 제주를 평화와 인권의 섬으로 만들어왔다”며, “일상으로 돌아가 4·3의 역사와 교훈, 4·3의 가치를 마음속에 간직하시고 많은 이들과 공유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제주 4.3의 가치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 제주 4·3사건 희생자 위패가 입장하고 있다.

▲ 영단에 헌향하고 있는 덴풍 수완나카아롭(Denphong Suwannachairop) WFBY 회장과 김보성 제주불교청년회장.

▲ 영단에 헌화하고 있는 중국불교 대표단.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은 추도사에서 “아이들에게 비극의 세기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지혜와 실천이 필요하다.”며, “자비와 사랑을 전하고, 성찰하고 소통하여 항구적인 평화와 화해, 생명이 살아 있는 제주 공동체, 세계 공동체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오영훈 국회의원은 추도사에서 “4.3의 역사를 바로 알고, 4.3을 평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제주는 4.3의 아픔을 넘어 제주의 공동체 정신을 복원하고 영속적인 평화의 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추모행사가 아픔을 보듬고 찢겨진 상처 위에 새살을 돋게 하는 치유의 시작이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관효 스님(제주불교연합회 회장)은 추도사에서 “4.3 당시 불교계 90여 개 사찰 가운데 40여 개 사찰이 소실되고, 16명의 스님이 순교했다”며, “민족은 달라도 우리는 불제자라는 인식 속에 4.3을 바로 기억하고 추모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허운 스님(관음사 주지)은 “제주도민은 4.3사건의 진실이 무엇이고, 화해와 상생의 길은 무엇인지 화두를 던지며 그 상처를 보듬어왔다”며, “세계 불교 청소년들에게 제주 4.3사건은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에 어떤 아젠다를 가져야 할 것인지 좋은 물음표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참석 인사들의 추도사에 이어 백현아 제주불교청년회 부회장이 안정업 시인이 지은 제주 4.3 70주년 국제 합동 추모제 추모시인 ‘사랑아, 봄꽃으로 피어나라’를 낭송했다. 이어 태국과 중국, 일본 대표단과 제주불교사암연합회 스님들이 추모의식을 봉행했으며,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4.3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아름다운 나라’와 ‘아리랑’을 연주했다.

양윤경 4.3희생자유족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추모제는 그릇된 과거사에 대한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평화와 인권이 정착되는 국제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제주 4.3으로 희생당한 원혼의 해원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 회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추모제 참가자들이 4.3희생자를 추모하며 ‘자비경’을 봉송했고, 이어 교육센터 옆에서 4.3사건 희생자를 상징하는 동백나무 기념 식수가 이어졌다.

한편, IBYE 캠프는 이날 저녁 전통의상 콘테스트와 선물 교환 등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 추모의식을 하고 있는 중국불교 대표단.
▲ 추모의식을 하고 있는 일본불교 대표단.
▲ 제주불교사암연합회 소속 태고종 스님들이 4·3사건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작법무를 하고 있다.
▲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추모곡을 연주하고 있다.
▲ WFBY 관계자들이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동백나무를 기념식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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