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불교의 산지인 설악산에 물질만능 풍조에 물들면 우리의 정신문화도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설악산이기 때문에 명주실오라기 하나도 안 됩니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법응 스님이 설악산 케이블카 신설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법응 스님은 10일 오후 2시 인사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의 ‘산지관광특구 신설’에 우려를 표명하며, 특히 강원도 양양군이 추진하고 있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응 스님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은 조망성이 좋지 않지만 대청봉으로 연결되는 가장 빠른 코스라는 의혹이므로 처음부터 대청봉을 염두에 두고 노선을 설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나중에라도 상부승강장과 끝청봉 연결되면 탑승객들이 정상인 대청봉으로 대거 유입되는 것을 밖을 수 없어 대청봉 일대의 황폐화와 오염이 자명하다”며 “또한 금강산 케이블카가 성사되면 신불산과 지리산 등 15개 지역의 케이블카도 도미도처럼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법응 스님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산지관광특구제 철회를 촉구했다.

법응 스님은 국립공원과 등을 보호하고 감시하는 데에 불교계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설악산은 만해 스님이 출가한 오세암과 주석한 백담사가 자리한 수행처이자 혼이 깃든 곳”이라며 “종단과 불교계는 불교문화재를 보호하고 그 문화재를 둘러싼 환경까지 보호해야 하는데 등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응 스님은 이 자리에서 △산지관광특구제 추진 철회 △절대보호지역에 대한 종합대책 강구 △국립공원위원회(위원장 정연만 환경부 차관)의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의사 천명 △조계종 및 불교환경단체의 적극적 활동 등을 촉구했다. 스님은 특히 “조계종 환경위원회와 불교환경연대 등이 긴장하고 조직정비를 해서 활발발한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법응 스님은 향후 청와대와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 항의서한을 발송하고, 관련 단체와 연대한 환경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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