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경주 구황동 금제여래좌상(국보 79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국보 83호), 금관총 금관(국보 87호) <사진=국립경주박물관>

우리 역사상 문화가 가장 융성했던 시기를 꼽으라면 대부분 통일신라를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듯싶다. 금관, 금귀거리로 대표되는 화려한 공예품, 진흙을 주무르듯 화강암을 자유자재로 다룬 돌조각들, 수많은 불보살들이 몸을 나툰 현실정토 경주 남산 등 신라문화는 ‘우리 문화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찬란했던 신라문화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대규모 전시회가 경주에서 열린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7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신라의 황금문화와 불교미술’을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국보 87호 금관총 금관 등 국가지정문화재 22건 30점을 비롯해 총 600여 점의 문화재를 일반에 공개한다.

이번 전시회는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70주년 기념전이자 ‘유라시아 문화특급’을 주제로 8월 21일부터 10월 18일까지 진행되는 ‘경주문화엑스포 - 실크로드 경주 2015’ 행사의 테마전이다. 또 2013년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린 ‘Silla, Korea's Golden Kingdom’ 전시회의 귀국전이기도 하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전시 때보다 3배 이상 많은 문화재가 출품됐다.

전시회는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황금문화, 능묘, 대외교류, 왕경, 불국토 등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1부 ‘황금문화’에서는 신라의 화려했던 황금문화를 조명한다. 1921년 금관총에서 발굴된 금관을 비롯해 경주 보문동 합장분 출토 금귀걸이, 경주 노서동 출토 금목걸이 등 일제 강점기에 출토된 신라 황금문화재가 대중들을 찾아간다.

2부 ‘능묘’에서는 신라 왕릉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문화재를 선보인다. 광복 이후 신라 능묘에서 출토된 유물들과 금제 판식, 은제 관모 등 천마총과 황남대총을 발굴할 때 수습한 여러 부장품이 공개된다.

3부 ‘대외교류’는 신라 마립간 시대의 각종 금제품과 돌무지덧널무덤의 연원이 북방 초원지대였음을 보여주는 유물들과 당은 물론이고 중앙아시아, 인도, 아랍에까지 구법승과 교류가 오갔던 신라의 국제적 위상을 살펴보는 미술품들로 채워진다.

제4부 ‘왕경’에서는 월지(안압지), 황룡사지 등 대형 유적과 생활유적 조사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통해 신라 왕경의 구조와 특징 전모를 살펴본다. 월지 출토 용얼굴무늬기와와 보상화무늬전, 황룡사지 출토 각종 공예품, 경주박물관 남쪽 부지에서 나온 ’東宮衙’가 새겨진 단지 등이 전시된다.

제5부는 화려했던 신라의 불교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불교문화재들로 구성된다. 국보 83호 금동미륵반가사유상(전시 기간 7. 21~8.2)과 국보 79호 경주 구황동 금제여래좌상(전시 기간 8. 4~11. 1), 사천왕사지 출토 ‘동탑서(東塔西)’가 새겨진 금동장식, 경주 외동읍 입실리 사지 출토 부처가 새겨진 탑신석 등이 대표적인 출품작이다.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이 경주에서 전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신라를 주제로 한 이응노, 박대성, 배병우 등 유명 작가의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신라라는 국호는 변화와 개혁을 뜻하는 ‘덕업이 날로 새로워진다〔德業日新〕’와 세계화를 의미하는 ‘사방을 망라한다〔網羅四方〕’에서 따왔다”며, “이번 특별전이 ‘신라’를 바탕으로 21세기 우리 문화를 융성케 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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