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가와 게이기찌가 1916년 부석사 무량수전 등의 보수공사시기에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전리 석불 좌상(왼쪽)과 현재 불두와 광배를 잃어버린 불상의 모습.

삼성문화재단 호암미술관이 한국전쟁 중 봉화 오전리에서 사라진 불교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평우 소장(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과 김태형 학예연구사(영주 부석사 성보박물관)는 “봉화 오전리 석불좌상(경북유형문화재 제154호)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보이는 통일신라시대 석조 광배가 용인 호암미술관에 전시된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월 김태형 학예연구사(영주 부석사 성보박물관)가 오전리 석불 좌상을 조사하며 사라진 광배와 불두를 찾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오전리 석불은 영주 부석사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당시 김 학예연구사는 “1994년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에서 발행한 《오가와 게이기찌 조사문화재자료(小川敬吉調査文化財資料)》 108쪽 하단에 ‘부석사 석불좌상/경북 영풍/통일신라 9세기/07021-97’에는 불두와 함께 광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현재는 불두와 광배가 모두 사라진 상태”라며 불두와 광배를 찾아줄 것을 페이스북을 통해 호소했다. 오전리 주민들에게 수소문한 결과 광배와 불두는 한국전쟁 이후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김 학예연구사는 광배와 불두를 찾기 위해 조사를 하던 중 호암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광배가 사진대조 결과 동일한 것임을 확인했다.

1916년부터 1944년까지 조선총독부에 근무하며 수덕사 대웅전, 화엄사 각황전, 장안사 사성전 등의 수리공사를 감독하며 각종 문화재 수리공사와 유적조사에 참여한 오가와 게이기찌가 1916년 부석사 무량수전 등의 보수공사 시기에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전리 석불 좌상 사진을 보면 불두와 광배가 함께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호암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광배(왼쪽)와 오가와 게이기찌가 찍은 광배.

김 학예연구사는 “이중의 선으로 된 두광과 신광은 물론 두광의 연화문도 일치하고 특히 두광 상단의 당초문 문양도 같다”며 “상기 불상의 광배가 무단 밀반출된 이상 해당 광배와 불두도 호암박물관에 소장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 현장 조사를 통해 이 불상의 원형복원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호암미술관 관계자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사진 속 광배의 두광은 옆으로 퍼진 타원형인데 호암미술관 광배는 완전한 원형이며 사진 속 광배는 하단 오른쪽이 깨진 것으로 보이는데 호암미술관 광배는 파손 부위나 수리한 흔적도 없다”며 “일방적 주장에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강지연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