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들은 연등축제 중 가장 매력적인 행사로 연등행렬을 꼽았다.

연등축제 세계화 위한 첫 객관화 작업


연등축제는 국내 유일의 대규모 시민참여 축제이자 세계적 축제이다. 연등축제에 참여하는 외국인들의 의식을 우리는 잘 몰랐다.

《불기2553년 2009 연등축제 외국인 모니터 조사 연구》는 기분좋은 트렌드하우스 QX(대표 안영노)가 조계종 행사기획단의 의뢰로 연구한 결과물이다. 그동안 연등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의 시각을 한국인의 시선으로 조사한 데 문제가 지적돼, 이번 조사는 외국인 교환학생과 외국인 직장인으로 구성된 외국인 모니터들이 참여해 분석했다. 주관적일 수밖에 없던 연등축제의 매력을 객관적으로 조사한 점이 눈길을 끈다. 매년 참여하는 한국불자들의 입장과 달리, 일회성 참가자가 많은 외국인들의 참여의식의 차이점을 짚어 집중할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에 대한 구별이 가능해진 점도 또 하나의 의의라 할 수 있다. 또한 연등축제의 세계화를 위한 첫 객관화 작업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다.

연등축제에 참여하는 외국인은 어떻게 알고 왔을까? 친지나 가족의 추천이나 여행 가이드북을 통해 방문한다. 한국 거주 외국인은 동료 추천이 많았다. 친구나 가족은 연등축제를 형형색색(colorful), 다양한(various), 붐비는 대중들(crowded koreans), 우아하고 격식있는(elegant, classic), 압도적인 아름다움(overwelming beauty), 야간 경관(the color of evening) 등의 말로 추천했다.

▲ 외국인들은 연등축제를 시각적 이미지로 접근했다. 조계사에 걸린 등.

한국문화 배우기 위해 왔다

한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다. “A part of the reason for me moving here was to learn about the culture of Korea, so I think this will be a good opportunity to do that.(제가 한국에 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한 것인데 이 축제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인의 연등축제 참여는 곧 한국문화를 직접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연등과 많은 공예품 등을 통해 한국불교교도 자연스레 접하게 된다. 이 점이 외국인들이 느끼는 연등축제의 매력이다. 한 외국인은 “I expected the LLF[Lotus Lantern Festival] to show different aspects of Buddhism, especially the Korean form of the religion.(저는 이 연등축제에서 불교의 다양한 측면, 특히 한국적인 불교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라고 말해 연등축제가 한국불교 세계화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보였다.

자원봉사자라는 사실에 감명

▲ 외국인들은 축제 참가자들이 자원활동가인 점에 감동했다. 연등축제 참가자들.

연등축제에 대한 외국인의 만족은 주로 행사의 시각적면에 집중됐지만, 축제 참가자들이 자원봉사자였다는 점에 더욱 놀라워했다. “I was also impressed with how large the parade was and that all the people involved were volunteers.(연등행렬의 큰 규모와 행사 참가자들이 모두 자원활동가라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

외국인들은 연등행렬에 등장하는 거대한 등의 압도적 규모나 완성도에도 놀라지만 참가자들이 긴 구간을 걸으면서도 밝은 표정과 관중들을 향한 퍼포먼스나 연기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Despite the rain, they are still smilling and carrying out what they intended to.(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미소를 잃지 않았고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방인들은 연등축제 참가자들이 헌신적이며 미소를 잃지 않는 매력적인 자원봉사자(신도)라는 데 입을 모았다.

연등과 야경의 매력에…스님들의 미소에 빠졌다

▲ 외국인들은 스님들의 미소에 빠졌다고 했다.

시각적 매력은 주로 등에 집중됐다. 연등과 불교상징 아이콘에 불을 밝히면 서울 종로거리의 양경은 환상적인 매력을 뽐낸다는 것이다. 스님들도 시각적 매력의 대상이었다. 가사 장삼을 걸친 한국 스님은 물론 외국인 스님,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까지 보는 이들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는 매력이었다. “The vibrant colors of the lanterns werw quite amazing and very eye-catching especially after dark.(특히 어두워진 이후에 더욱 빛을 발하는 연등의 생생한 색감은 매우 신비롭고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다른 참가자는 스님들의 복장에 눈길을 줬다. “I like the clash of the monk attire and every-day commoners, and the smile on the monk's face.(스님들의 복장과 일반 시민의 충돌, 그리고 스님들의 면면에 가득한 미소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역동적인 한국인의 이미지 대표

외국인의 눈에는 우리 불자들의 모습, 한국인의 모습이 역동적이었다. 조사결과 모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에 매력을 느꼈다. 혼잡스러워도 함께 어울리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너와 나 구별 없이 그들은 섞여서 무엇이든 행동하길 원했다.
“I like the mix of people making the lanterns and how interested they look doing it.(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서 연등을 만드는 것이 좋았고, 그들이 연등을 만들면서 흥미로워 하는 것 또한 좋았다.)”

연등축제 기간에 맞춰 한국에 왔다

▲ 외국인들은 한국인들과 함께 어울리며 축제를 즐기기를 원했다. 외국인 연등만들기.

연등축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임이 다시한번 증명됐다. 방문시기를 연등축제 기간에 맞췄다는 해외 관광객과 주한 외국인이 많았다. 한국방문의 목적이 연등축제 때문이란 것이다. 특히 연등축제가 다른 국내 축제와 다른 차별되는 매력이 있다고 외국인들은 말했다.
“LLF is much nicer than the other festivals, because the orther festivals were much too small and just community festivals.(다른 어떤 축제보다 훨씬 멋지다고 생각한다. 다른 축제들은 소규모 공동체 축제에 불과했다.)”

외국인들에게 연등축제는 한국불교와 전통문화를 한꺼번에 접할 수 있는 축제였다. “A modernized traditional Korean festival that has a strong connection with buddhism.(불교와 강하게 연계된 현대화된 한국 전통축제.)” 외국인들은 ‘현대화된 전통문화축제’란 점은 다른 축제와 가장 큰 차이점으로 인식했다.

연등행렬은 축제의 백미

연등축제의 꽃은 역시 연등행렬이었다. 방문 전부터 기대를 했고, 직접 보니 기대보다 더 크게 만족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참가자들이 관람객에게 미소를 보이고 손을 흔드는 등의 노력은 큰 호감이었다는 평이다. 또 외국인이 행렬에 참여하도록 배려하고 대동한마당에서 함께 춤을 추는 등 교류에서 큰 감동을 받는다고 했다.
“I think the parade with the lanterns is the most unique thing. No other festival I have seen has had such a fantastic parade. It's unique it's at nigth, and it lights up the street with pretty colors.(연등행렬이 가장 독특했다. 이제까지 가본 어떤 축제에서도 이렇게 환상적인 퍼레이드는 없었다. 밤에 한다는 것이 독특했고, 거리를 예쁜 색채로 밝게 비추었다.)”

외국인들은 연등축제 동안 1시간만이라도 가로등과 네온사인을 모두 소등해 가로연등의 빛과 색을 느끼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가로연등을 삼청동과 경복궁 길가까지 설치해 줄 것도 요구했다. 또 행사장 부스를 한 눈에 알아보도록 색이나 디자인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분류해줄 것도 제안했다. 특히 일부 부스나 연등행렬에서 외국인을 위한 특별한 자리를 배려하는 데 외국인들은 한국인들과 함께 앉아 즐기기를 원했다. 사실 연등축제의 외국인 부스는 ‘외국인 등 만들기’ 행사장 뿐이지만, 그만큼 외국인들은 한국인들과 어울려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희망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if I'm in Korea and I'm going to Korean festival, I want to crowd with the koreans I don't want to be sitting only with other foreigners.(내가 한국에서 한국 축제에 가는 것은 한국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어서이지 다른 외국인들과 앉아있기 위해서가 아니다.”

기숙사 등 외국인 거주지 인접에 홍보물 배치

홍보에 대한 당부도 있었다. 외국인 대부분이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알지만 연등축제는 몰랐다.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외국인들이 가는 곳마다 포스터가 있었지만, 연등축제는 없었다. 외국인들의 눈에 잘 띄는 곳, 학교 기숙사나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가게 등에 리플렛 등을 두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모르는 이벤트는 인터넷으로도 검색하지 않는다는 게 외국인들의 의견이다. 검색도 아는 사람만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외국인들은 한국에 온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그들은 쇼핑하러 오지 않는다. 문화를 보고 느끼려고 온다. 쇼핑과 기타 관광은 주된 것이 아니다. 한국을 배우러, 한국을 느끼러 온다는 점이 중요하다. 다른 나라의 현대화된 것을 한국에 가져다 놓는다고 그들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다. 철저히 한국적인 것, 한국불교의 색만 있으면 그들은 우리에게 찾아온다는 점이다. 결국 전통이다. 우리 전통이 사라지면 외국인은 한국을 찾아 올 이유를 잃게 된다. 기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이번 조사로 우리는 다시 배웠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의 의의가 크다.

서현욱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