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강사로서 주로 스님들을 가르치며 ‘스님들의 선생님’으로 지내온 지안스님이 마음의 일에 대한 단상을 모든 수필집 《마음의 정원을 거닐다》를 펴냈다.

스님은 여는 글에서 “산속 생활에 만족하며 지내던 어느 날, 생존 경기를 벌이고 있는 현대인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문득 들었다”며 “그 무엇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제삼자의 입장을 분명히 지키면서, 누군가의 승리나 패배를 바라는 대신 경기를 벌이는 양쪽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응원하고 싶어진 것”이라고 밝힌다.

책에서 스님은 현대인을 향한 안타까움, 미안함, 걱정을 내비치며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다가도 어느 대목에 가서는 단호한 질타를 서슴없이 던진다. 왜 바깥의 풍경에만 온통 주의를 쏟고 자기의 내면 풍경을 황량하게 방치하고 있느냐고, 왜 양심이라는 거울에 삶을 비춰 보지 않느냐고 말이다.

“현대인은 마음이 차가운 냉장고 인간”, “인심이 메마른 사회”, “바야흐로 도덕 불감증 시대의 도래, 순수한 인간애의 실종”, “모방만 하며 살아가려는 이 서글픈 현실” 등등, 스님은 이 책에서 현대 사회와 사람들을 거리낌 없이 비판하고 그 현실을 돌파할 처방을 내린다.

오직 사실만을 말하기. 이를 통해 사람의 의식을 일깨우고 마음을 바꾸며, 바뀐 마음이 생각을 바꾸고, 바뀐 생각이 다시 사람을 계속 살 수 있게 해주는 메커니즘. 지안 스님이 선택한 독특한 응원 방식이다.

달콤한 위로만으로는 사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현실을 바로 보고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한 발 내밀어야만 우리에게 미래가 있음을, 스님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수동적으로 치유를 받는 데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삶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이에게 이 책은 유용한 지침을 전할 것이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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