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로 꼽히는 앙코르 와트.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가 베일을 벗는다. 2012년부터 2년간 주 캄보디아 대사관 총영사로 근무한 이형종 외교관이 앙코르 제국의 역사와 유적을 소설형식으로 소개한 《앙코르 와트》를 비움과소통에서 펴냈다.

앙코르 왕국의 수리야 바르만 2세(1113~1150) 때 건립한 앙코르 와트는 자신을 비슈누 신과 일체시한 왕의 지시로 건축한 힌두교 사원이다. 65m 높이의 중앙 탑을 기준으로 동서로 약 1천500m, 남북으로 약 1천300m 규모에 달한다. 중앙탑은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을 상징한다. 사원 주변의 운하는 바다를 의미, 사원의 회랑은 히말라야 산맥을 의미한다. 앙코르 와트에는 크메르인들의 독자적인 문화와 그들의 우주관 및 신앙관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앙코르 와트를 방문하는 일반 여행자들은 앙코르 와트와 그 인근의 서너 개 대표적 유적만을 둘러보고 떠난다. 그 몇 개의 유적만으로도 유적들의 거대한 규모와 거기에 새겨진 셀 수 없이 많은 조각에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누가 어떻게 이 거대한 유적을 만들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소설 형식을 빌려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자야바르만 7세를 주인공으로 한 역사전기 소설인 이 책은 앙코르 왕들의 연대기와 유적 일람표, 앙코르 제국의 영역지도, 시엠립 관광지도와 함께 캄보디아의 유적과 캄보디아인들의 풍속과 삶을 촬영한 사진들을 부록으로 수록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앙코르 제국의 최전성기를 이룬 자야바르만 7세가 왕위에 이르기까지 생각과 행적, 그리고 왕좌에 이른 후 야망을 실현해 가는 과정을 추적했다. 앙코르 역사에 대한 기록의 부실함을 소설적 상상력으로 채운 것이다.

비록 역사서가 아닌 소설이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오늘날 캄보디아의 지방도시 시엠립을 방문해 볼 수 있는 앙코르 와트와 인근 정글에 숨어있는 수많은 유적지가 단순히 돌무더기가 아니라 인간의 피와 땀이 스며있는 삶의 결과물이고 기록임을 역설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자야바르만 7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앙코르 와트의 숨겨진 비밀이 눈앞에 펼쳐진다. 마치 여행이라도 간 것처럼.
이형종 지음/비움과소통/15,000원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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