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허스님 동양사상 특강 CD.

탄허스님 저술 기록을 정리 출간해온 도서출판 교림 서우담 대표가 탄허스님의 ‘동양사상 특강’ CD를 내놨다.

12일 선보인 CD는 18개 한질로 탄허스님이 1977년 월정사서 화엄경 특강을 한 내용과 1982년 월정사 강원에서 사미 사집 사교 강의를 할 때 한 노자 도덕경, 장자 응제왕편 등 동양사상의 진수를 강의한 특강을 엮었다.

당시 스님의 특강은 대학원 수료자, 유교 사서삼경을 터득한 자, 불교 강원에서 대교과를 마친 자, 선원에서 10안거를 마친 자로 자격 제한을 할 정도로 고급 강의였다. 하루 8시간씩 8개월간 이어진 1977년 강의는 불교 안팎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무비스님, 성파스님, 통광스님, 각성스님 등 현 원로급 스님들은 물론, 서울대 김종서 교수, 인천대 김선형 교수, 역학자 김소호 선생, 1세대 페미니스트 진민자 청년여성문화원 이사장, 숙명여대 김상숙 교수 등 80여 명의 사부대중이 강의를 들었다.

▲ 서우담 도서출판 교림 대표.
서우담 대표는 “칠판에 초서로 핵심만 써놓고 설명한 것을 녹음했던 카세트 테이프가 잡음 제거 작업 등을 거쳐 현장음을 지운 육성 강의 시디 18장이 된 것”이라며 “유교 도교 불교 소의 경전을 총망라한 스님의 특강 CD는 그날의 감동을 다시 돌려줄 명강연”이라고 소개했다.

서 대표는 스님의 일화 하나를 들려준다. 탄허스님이 65세 되던 해 위암진단을 받았다. 당시 스님에게 3개월 시한부 진단을 내렸던 박경남 오인혁 박사를 대원암으로 초대했다. “병이 어떻게 사람을 잡아가느냐, 복진즉사라 복이 다하면 죽는 거지. 내가 3개월 안에 죽으면 그대들이 명의인 거다. 하지만 나는 1971년 4월24일 유시에 갈 거다.”

스님은 이날의 말씀 그대로 1971년 음력 4월24일 유시에 입적하셨다. 그날 그 시간에 전국에서 50~60명이 모여 스님의 입적을 지켰다. 유시가 다되어 상좌가 “스님 여여하십니까”하고 물으니“그럼 여여하지, 몽롱하냐”하고 답하셨다. 마지막 말씀을 남겨달라는 말에 “일체 무언이다”하고 고개를 들기에 서 대표가 옆에 있다가 오른팔을 머리에 베어 드리니 서 대표를 바라보며 유시에 입적하신 것이다.

서 대표는 “탄허스님은 ‘살아서는 그 사람이 공부를 한 건지 아닌지 모르지만 마지막 갈 때 용무생사(用無生死) 즉 생사를 마음대로 하는 힘을 가진 놈이 공부한 놈’이라고 가르치셨다”며 “CD에 담은 18시간의 강의는 당시 본강에 들어가기 전 특강만 모아 놓은 것으로 스님께서 30~40년 공부할 것을 몇 시간 동안 얘기한다고 말씀하셨던 명강의”라고 설명했다.
탄허스님 동양사상 특강 CD의 가격은 10만 원이다. (02)733-3334, www.tanheo.com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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