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밥은 그저 단순히 식욕 해결의 수단이 아니다. 우리 마음을 담고 있는 그릇인 몸을 튼튼하게 지키고 가꿔나가 궁극에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의미 있는 물질이다. 그래서 밥이 좋아야 몸이 좋고, 몸이 좋아야 마음이 좋고, 마음이 좋아야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중에서

저잣거리의 수행자로 유명한 열린선원 법현스님이 수상집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을 프로방스에서 펴냈다.

‘수행도 전법도 저잣거리에서’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이 책에서는 역촌중앙시장 2층 열린선원에서 중생들과 만나고 있는 법현스님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진다. 경전 속 이야기에서부터 스님의 일상 속 소소한 경험들까지,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나침반이자 좋은 도반이 되고자 한다.

오랜 기간 동안 스님이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했던 글들을 다섯 가지 주제로 묶었다. 첫째 출가 수행자의 향기와 자세, 둘째 수행에 관한 글, 셋째 청소년을 위한 자기계발서, 넷째 사회적 소통, 다섯째 불교와 사회적 메시지가 그것이다.

주제에 맞춰 쓴 글이 아니기 때문에 주제와 늘 일치하는 글만 수록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님은 이 책을 통해 불교와 세상의 소통을 시도한다. 보다 쉽게, 보다 자상하게.

▲ 열린선원장 법현스님.

법현스님은 “내가 살아온 재가불자로서의 10여 년과 출가 수행자로서의 30여 년이 대단히 소중하고 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열반을 이루고 견성 성불하는 것은 대단히 소중하고 필요한 과정이지만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 계속 할 것인가 간헐적으로 할 것인가는 자신의 판단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스님은 “잠들기 전과 일어나기 전 5분 명상이면 충분하다”는 설명을 덧붙이는 것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이에 앞서 지허스님은 추천의 글에서 “매화는 선비 기개요, 수행자의 표상이며 그의 향기는 천지가 무너져도 불생불멸하는 영원한 실체이고 본질이라 팔고 살 수 없어 팔지 않는다 한 것이라 짐작한다”며 “법현스님의 글은 언제 어디서나 자상하고 다정하다”고 밝힌다.

이웃종교의 어른들도 스님의 책에 스스럼없이 추천의 글을 전한다. 김희중 대주교는 “2005년 선암에서 법현스님과 첫 인연을 맺었다”고 운을 떼며 “각박한 삶의 현장인 저잣거리 한 가운데서 수행하고 전법하는 스님의 모습이 엿보이는 줄거리들로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칭찬한다.

한신대학교 총장 채수일 목사는 “법현스님은 자신의 종교와 신념에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 이웃 종교를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는 물론 뛰어난 유머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며 “가까이 있지는 않지만 생각만 해도 미소를 짓게 만드는 법현스님이 매화향 같은 좋은 글을 출간하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축하하고 감사드린다”고 축하의 말을 전한다.

자상한 이웃 같은 스님과 함께 차 한 잔 나누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 이 책이 독자에게 전하는 작은 선물이다.
법현스님/프로방스/15,000원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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