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무라 기요타카 교수.
“책상 위에서 문헌을 다루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불교연구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불교학계의 원로학자 기무라 기요타카 명예교수(도쿄대, 츠루미대학 총장)가 ‘불교학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 불교학 연구자의 자세에 대한 일침을 가했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 이용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컴퓨터가 갖는 장점은 인정하되, 문헌이 갖고 있는 맥락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요즘 연구방법 가운데 전자텍스트를 사용해서 글자와 단어를 검색해서 동일한 글자, 단어라는 단편적인 특성으로 결론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문제로 삼았다. 동일한 글자와 단어라도 다른 의미를 충분히 고려해 문헌 속에서의 맥락을 중시해야한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기무라 교수는 불교연구에서 정확한 관점과 그에 맞는 연구방법 확정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학제 간 연구의 경우 다른 학자의 연구결과 및 신뢰성 검증 여부 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항이다.

사전을 통해 이미 정의된 개념으로 자료를 읽는 것은 오독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고 세밀하게 자료를 읽을 것도 당부했다. 또한 논리 명석함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지적했다. 이어 전문용어에 기대지 말고 그 의미를 현재의 용어로 환원할 수 있을지 주의를 기울이며 표현을 명확히 할 것도 주문했다. 학술논문은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작성해 완성된 논문은 어디에든 장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결론의 명시 역시 중요하게 여겼다. 이와 함께 기무라 교수는 학문적 성화를 사회에 환원하고 학문적 연구로 얻은 ‘지혜’를 현실화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강의를 마쳤다.

노학자의 후학을 위한 당부는 섬세하면서도 다정했다. 지엄연구에서 시작해 화엄학 전반에 대해 연구해온 기무라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한국불교에 대한 관심이 김지견 선생이 개최한 국제학술대회로부터 시작됐음을 고백했다. 지엄 연구과정에서 의상에 대한 관심을 가졌지만 그 국제학술대회로 원효 균여 지눌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불교를 정의할 때 인도, 중국, 동아시아 등 지역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지역 자체의 경계가 왕조에 따라 또는 다른 여러 이유로 변화하기 때문에 지역으로 불교를 정의할 수는 없다”며 “오히려 인도 문화권, 아시아 문화권 등으로 지역을 나누어 불교를 정의하는 편이 더 좋다”고 주장했다.

기무라 교수는 “불교정의는 석가모니 자신의 가르침이라는 의미, 근사치로서의 석가모니의 가르침으로서 종합적으로 석가모니로부터 유래하는 가르침의 총체, 불교문화의 체계를 통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동국대 불교대학·HK연구단 공동주최 해외석학 초청강연회가 10일 오후 2시 동국대 덕암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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