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종회의장 향적스님이 해인사 지족암 법회 때 신도들과 읽던 선시들에 특유의 해설을 더해 책으로 엮은 《선시,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가 조계종출판사에서 나왔다.

향적스님의 이번 신간에는 선시를 어려워하는 젊은이들도 어려워하기보다 흥미를 가지고 선시를 접했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 있다.

선수행을 통한 깨달음의 경지를 짤막한 율문으로 나타낸 것을 선시라고 한다면 한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난해하다는 선입견이 많다. 젊은 세대일수록 선시 읽기를 기피하는 것 또한 이런 이유가 아닐까?

저자는 서문에서 ‘선시는 선사의 정신적 사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 또한 선사들의 깨달음의 경계가 담긴 선시들을 암송하면서 잠시나마 풍진 세상의 시름을 내려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선사들은 깨달음을 읊은 오도송, 세상을 떠나며 남기는 열반송, 법을 전하는 전법게 등의 선시를 통해 깨달음의 세계를 남겼다. ‘선시’의 특징은 모든 형식과 격식을 벗어나 궁극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데 있다. 때문에 조화와 논리, 목적 등의 조작과 자유분별이 허락되지 않는다. 선사들은 선시를 통해서 정신적인 자유를 지향했다.

저자는 이 선시해설집에서 독자들과 선시를 통한 정신적 교감을 지향하고 있으며, 선시의 궁극적 목표인 깨달음을 함께 나누고자 하고 있다.

저자는 ‘선시는 언어의 근원’이라고 한다. 그런 까닭에 선시는 존재의 음성에 순종하며 존재에게 언어를 구하는 지극히 성스러운 작업이라고 일갈한다. 이 책은 선시가 저자에게 ‘고요의 울림’으로 다가갔듯 독자들 또한 그 고요의 울림에 공감하며 선사들의 깨달음의 깊이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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