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속담에 “한순간의 화를 참으면 백일 동안의 슬픔을 피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비록 ‘슬픔’을 피할 수는 있으나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다. 그런데 바로 이 스트레스가 ‘화’를 불러오는 주원인이다. 화를 참으면 화가 된다는 역설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선승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정원 설계자이기도 한 저자 마스노 슌묘는 《화내지 않는 43가지 습관》에서 우선 화를 내지 않는 습관으로 16가지 ‘마음가짐’, 9가지 ‘몸가짐’, 18가지 ‘생활 습관’을 제시한다.

일단 화가 났다면 ‘그냥 흘려버리는 것’이다. 화가 난 걸 알아차리고 그 화가 ‘머리’로 올라가지 않도록 애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화를 내지 않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저자는 가끔은 내가 ‘좋은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완벽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라고도 조언한다. 불가항력적인 일에는 흐름에 모든 일을 맡기는 것이 화를 내지 않는 습관을 위한 ‘마음가짐’이라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는 그냥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애써 발버둥치는 건 더 큰 화를 불러오는 첩경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화내지 않는 몸가짐에서 마음과 몸의 균형을 말한다. 이 둘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어느 한쪽으로 반드시 쏠리게 되어 있다. 스스로 번다한 생활이나 상황에 묻혀 들도록 자신을 끌고 갔으면서 그 후과를 걱정하는 건 결코 문제를 풀려는 자세가 아니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평소에 어떻게 살아야할까? 우선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고’, ‘기상과 동시에 텔레비전을 트는 습관을 버리고’, ‘몸을 단정히 하고’, ‘바쁘다거나 피곤하다는 말을 연발하지 않는’ 것 등을 저자는 제안한다. 집착을 내려놓고 하루하루를 만족하며 살고 또 불필요한 것을 덜어 내고 심플하게 산다면 화를 내지 않는 평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습관’들을 풀어 나가면서 선가(禪家)의 경구나 일화들을 섞어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는 것이다. 승려로서 오랜 수행을 한 경험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고된 수행을 하라거나 깊은 명상에 들라고 제안하지 않는다. 일상의 작은 습관들만 바꿔도 우리는 분노나 충동 그리고 우울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책의 3할은 실제 자신에게,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직장에서 화가 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눈높이 상담을 해 주듯 친절한 언어로 그때그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해결법을 제시한다.

선승이 들려주는 일상의 담담한 충고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화에서 멀어지고 분노나 우울에서 멀리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마스노 슌묘 지음·김정환 옮김/담앤북스/13,000원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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