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39권 ‘승삭경’에서는 부처님이 교단을 형성한 어느 날 제자들에게 전법에 나설 것을 당부하는 말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나는 이미 천상과 인간의 모든 인연과 속박에서 벗어났다. 너희들 또한 그러한 속박의 밧줄로부터 벗어났다. 이제 너희들은 세상으로 나가라. 그리하여 세간의 안락과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하여 설법하라. 세간으로 나갈 때는 두 사람이 한 길로 가지 말고 따로따로 다녀라. 이제 나도 우루벨라의 세나니가마(兵將村)로 가리라.”

이 말씀은 부처님의 ‘전도선언’으로 불린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세간의 안락과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하여’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사회와 인류에 유익함을 안겨준다. 만일 유익하지 않다면 전법이란 허세에 그치고 말 일이다. 하지만 세간에 안락을 안기고 사람들에겐 이익이 되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목적으로 전법에 나서줄 것을 제자들에게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부처님은 전법을 하는데 있어서도 효과적으로 수행해 줄 것을 지시하고 있다. 즉 두 사람이 한 길로 가지 말고 따로따로 다니라는 것이다. 시간을 쪼개고 아껴 한 사람에게라도 더 불법을 전해주라는 당부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도 외도를 숭배하고 있는 병장촌으로 가 깨달음을 전하겠다는 의지를 아울러 밝히고 있다. 그만큼 전법의 열정과 의지를 강조하셨다.

하지만 근래 한국불교계에서 ‘포교’의 열정이 사그러드는 감이 없지 않았다. 각종 불사를 앞세워 교세확장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는게 많은 불자들의 토로다. 이런 가운데 신년들어 각 주요종단 대표들이 ‘포교’를 중점사업으로 제시하고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부처님의 전도선언에 담겨있는 것처럼 불자의 제일 사명은 전법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외면하고 소홀히 한다면 진정한 불제자라 하기 곤란하다. 전불자들의 의지를 모아 전법교화에 진력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불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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