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용표 한국불교학회 학회장, 오형근 동국대 명예교수, 이평래 충남대 명예교수, 권기종 동국대 명예교수.

(사)한국불교학회(학회장 김용표)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9일 오전 9시 반부터 동국대 문화관 학명세미나실과 강의실 등에서 ‘결집, 한국불교학 40년: 그 연구 성과와 과제’ 전국추계불교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한국불교학회장 김용표 동국대 교수.
오후 1시 반부터 학명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불교학회 40주년 기념식에서 학회장 김용표 교수(동국대)는 ‘붓다 교설의 창조적 탐색과 국제적 학회로의 도약’이라는 제목의 기념사에서 “소규모 학문 공동체에서 불교학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 이상의 정회원이 500명을 넘는 전국 규모의 대형 학회로 발전했다”며 “본래 불교의 문화와 사상 속에는 경험, 윤리, 예술, 사회, 정치, 문학, 경제, 철학 등의 제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만큼 전통적인 교학만으로는 불교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데 한계가 있기에 현대불교학은 새로운 해석학적 비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제 불교학자들은 보수적인 학문방법에서 탈피해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자세가 필요하며 현대의 제 학문 영역에서 개발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민첩하게 수용할 것”을 요구한 김용표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각 분과별 불교학 연구현황과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앞으로의 연구 과제와 방안도 함께 제시할 것”이고 “현대 세계불교학계의 연구 성과와 비교평가를 통해 한국불교학의 미래방향과 국제화 전략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권기종, 이평래, 김선근 교수 등 역대 회장은 물론, 원로불교학자와의 대화를 위해 참석한 오형근 명예교수, 최용춘 교불련 회장 등이 참석해 한국불교학회의 40년 저력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불교학회는 40주년을 맞아 한국불교학술상을 제정했다. 첫 학술상 수상의 영예는 《상좌 슈리라타아 경량부》를 펴낸 권오민 교수(경상대)가 안았다.

▲ 한국불교학회가 제정한 한국불교학술상의 첫 번째 수상자가 된 권오민 경상대 교수.
권기종 한국불교학회 불교학술상 선정위원장은 “‘경량부란 무엇인가’라는 주제 하나만을 가지고 방대한 원전자료와 2차 연구문헌을 종횡으로 오가면서 아비달마 문헌 전체를 시야에 넣고 그 사상사적 흐름과 상호 연관성, 중요한 철학적 이슈들까지 포괄적이고 체계적으로 조망하고 있다”며 “불요의(不了義)의 대명사인 아비달마를 명쾌하고 가독성 높으며 흥미진진한 글로 다듬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아비달마를 공부하다 보면 ‘유언무의’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는 권오민 교수는 “출발선이 세계불교학계와는 다른 현실에서 그동안 쌓은 학문적 성과를 후학들에게 넘겨 계속 축적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오늘 상을 받은 저술은 서론에 달하는 부분인 만큼 앞으로 10년 안에 제 불교학 연구를 마무리 짓는 본론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국불교학회 법인이사 묘주스님은 공로패를 받았다.

▲ 원로불교학자와의 대화에 나선 오형근 동국대 명예교수.

이어 ‘원로불교학자와의 대화’에서 오형근 명예교수(동국대, 대승불교연구원장)은 “신라는 작은 나라였지만 중국 일본에 불교학으로서는 많은 가르침을 줬고, 전 세계를 통틀어 유식학 연구서가 가장 많이 나온 것도 신라시대였다”며 “요가니 명상이니 많은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간화선을 논리적 학문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일을 불교학회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행은 스님들이 하시고, 재가학자들은 책임지고 한국선의 전통과 차별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오형근 명예교수는 “선은 번뇌 무명에서부터 마음을 정화하는 것인데 우리 정신문화를 담은 선문화는 원효스님의 《기신론소》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우리문화를 세계화하려면 우리 걸 가지고 국제무대에 나가야 하기에 한국선사상의 시조라 볼 수 있는 원효스님이 주창한 ‘원효선’으로 세계정신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원효스님의 사상에서 한국선사상의 원류를 찾을 수 있다고 강연하는 오형근 교수의 강연을 청중들이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다.

이날 전국추계불교학술대회는 △인도/남방불교 △응용불교 △중국/티베트불교 △한국/일본불교 △실천불교의 5개 분과로 나뉘어 50명의 학자가 발표와 논평으로 한국불교 40년의 연구성과 과제를 논의했다.

한국불교학회는 1973년 7월7일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회장으로 홍정식 교수를 선출하며 첫 발을 뗐다. 홍정식 교수는 6대까지 연임하며 10차례의 전국불교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학술논문집 《한국불교학》 9집까지 발행하는 등 한국불교학회의 기반을 다졌다. 이어 이재창 교수가 7~9대 회장을, 김영태 교수가 10~12대 회장을, 김인덕 교수가 13대 회장을, 목정배 교수가 14대 회장을, 권기종 교수가 15대 회장을, 이평래 교수가 16~17대 회장을, 김선근 교수가 18대 회장을, 김용표 교수가 19대 회장을 맡아 한국불교학회의 발전을 이끌었다.

2006년 사단법인으로 거듭난 한국불교학회는 2007년 12월 《한국불교학》이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학술지로 선정되는 등 한국불교학계를 대표하는 학회로 자리매김해왔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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