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생명윤리협회(공동대표 법응스님)는 ‘탈핵과 자살, 우리 시대 불교생명윤리의 두 쟁점’을 주제로 추계학술세미나를 25일 개최했다.

‘불교생명윤리의 관점에서 본 탈핵문제’를 발표한 박병기 교수(한국교원대 윤리교육과)는 “핵발전소 폐기 문제를 바라보는 불교 생명윤리 논의의 출발점은 나의 내면세계에 존재하는 탐욕과 무명에 대한 성찰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우리나라에도 있는 ‘원전 마피아’는 우리 자신의 탐욕과 무감각을 자양분으로 삼아 세력을 불리고 있고, 그들 스스로도 자신들이 하는 일의 보가 무엇일지에 대한 성찰 능력을 상실해버린 ‘연민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시공간 속에서 탈핵을 향하는 구체적인 길을 어떻게 찾아가야 할까?

먼저 삶의 의미 물음과 관련지어 탈핵의 길을 모색했다. 박병기 교수는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이 파고들어와 있는 편리함과 편의성을 쉽게 포기할 수 없지만 급속한 성장과정을 경험해야만 했던 한국과 일본은 성장과 소비 양에 비해 낮은 수준의 만족감과 행복감을 주는 피로사회나 소진사회로 접어들었다”며 “더 이상 이런 삶을 지속시키는 일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속에서 우리는 다시 삶의 의미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밖에 없고, 그 맥락 속에서 근원적인 탈핵의 길이 자연스럽게 모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탈핵의 길을 모색하는 또 하나의 물음은 존재하는 것들의 연기성에 대한 자각과 그것에 근거한 생명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재평가 노력이다. 모든 것은 인드라망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불교의 연기관은 핵무기와 핵발전소를 극복하는 탈핵의 근원적인 발걸음이 된다.

마지막으로 박병기 교수는 삶의 의미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철학적 능력과 연기성에 근거한 생명 가치의 존엄성에 대한 윤리적 자각 능력을 지니기 위해 교육과 운동을 적극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즉 가치판단 교육은 지혜의 교육이고, 공감윤리 교육은 자비의 교육으로 불교 생명윤리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도흠 교수(한양대)가 ‘한국사회 자살 문제의 현황과 특성’을, 허남결 교수(동국대)가 ‘한국사회의 자살 문제에 대한 불교생명윤리적 대안’을 각각 발표했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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