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대 총무원장 선거 기호2번 보선스님은 7일 오전 9시2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과 2층 회의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기호1번 자승스님이 직접 전화를 걸어 직권제적을 들먹이며 협박했다고 밝혔다.

▲ 보선스님은 7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자승스님이 선거를 파행시키겠다'며 협박했다고 밝혔다.

보선스님은 “자승스님이 6일 오전 두 차례에 걸쳐 전화해 ‘마곡사 문제를 풀지 않으면 선거를 파행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이는 자승스님이 선거 국면에서 수세에 몰리자 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반전을 꾀하려는 얕은 수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선스님은 “이에 앞서 중앙종회의장 향적스님으로부터 ‘총무부장 종훈스님이 보선스님의 승적에 대한 상당한 제척 사유가 있어 직권제적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며 “이는 자승스님의 지휘 아래 총무원이 조직적으로 소납을 직권제적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반증이다”고 주장했다.

보선스님은 “마곡사 교구선거인단 부정선출 문제가 정치적 거래의 대상일 수 있는가”라며 “교구선거인단 문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종헌종법에 의거해 여법하게 결정돼야 할 사안이다. 자승스님은 자신의 재임을 위해서 공정한 선거를 관리하기 위해 독립수사권을 가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활동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보선스님 선대위는 “자승스님과 보선스님의 1차 통화는 6일 오전 8시6분부터 7분57초간 이뤄졌고 2차 통화는 오후 4시24분부터~ 2분1초간 이뤄졌다”며 “본사주지, 중앙종회 의장까지 지낸 보선스님을 직권제적으로 협박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 보선스님 선대위 장적스님이 자승스님 통화 내역을 기자들에게 보이고 있다.

이어 “통화내역과 녹취, 여러 자료들을 준비해 중앙선관위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자승스님은 발로참회하십시오”

존경하는 종도 여러분,
소납은 바위를 가슴에 올려놓은 것 같은 막막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34대 조계종총무원장 후보로 나선 소납이 선거 과정에서 종도들에게 받은 자애(慈愛)는 분에 넘칠 지경이어서 ‘청정승가 구현으로 위기의 한국불교를 바로 세우겠다’는 마음 속 다짐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바라보는 지점이 달라 각기 총무원장 후보로 나섰다고는 하나 소납은 자승스님을 정치적 숙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종도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공정선거의 도반이라고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어제(10월 6일) 자승스님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협박 전화를 받고서 소납은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자승스님은 어제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소납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마곡사 문제를 풀지 않으면 선거를 파행으로 몰고 갈 것”이라며 협박했습니다.

이는 자승스님의 입장에서 선거 국면이 수세에 몰리자 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반전을 꾀하려는 얕은 수입니다. 나아가 종헌기구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마저 정치적 거래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직권남용의 전형인 것입니다.

총무원이 다른 후보자들은 모두 신원조회를 마쳤음에도 소납만 보류하고 있는 것도 하등 문제가 될 게 없는 소납의 승적을 무기삼아 수세에 몰린 선거 국면을 타파하려는 자승스님의 계획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승스님과 소납의 1차 통화는 오전 8시 6분부터 7분 57초간 이뤄졌고, 2차 통화는 오후 4시 23분부터 2분 1초간 이뤄졌습니다.

자승스님은 “마곡사 건을 해결하라”고 종용했습니다. 이에 소납이 “마곡사 문제는 조계종중앙선관위에서 종헌종법에 의거해 처리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자승스님은 “3자연대가 중앙선관위를 잡고 있으니까 보선스님이 해결하려는 의중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되지 않겠느냐. 마곡사를 풀지 않으면, 파행으로 몰고 가겠다”고 재차 겁박했습니다.

이에 앞서 소납은 중앙종회의장 향적스님으로부터 “총무부장 종훈스님이 보선스님의 승적에 상당한 제적 사유가 있어 직권제적이 불가피해 보인다”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은 바 있습니다.
이는 자승스님의 지휘 아래 총무원이 조직적으로 소납을 직권제적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소납이 자승스님과의 전화를 마친 뒤 경악을 금치 못했던 이유는 자승스님의 발언은 승가공동체에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수위였기 때문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선거법 제 91조에는 ‘후보자에 대한 매수 및 이해유도’ 시에는 3년 이상 10년 이하의 공권정지에 처한다고 명확히 명시돼 있습니다.

하여 소납은 자승스님에게 정중하게 묻습니다.

과연 마곡사 교구선거인단 부정선출 문제가 정치적 거래의 대상일 수 있습니까? 교구선거인단 문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종헌종법에 의거해 여법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입니다.

심사숙고 끝에 소납이 자승스님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은 총무원장 선거는 반드시 공정하고 여법하게 치러야 한다는 일념 때문입니다. 소납은 그 어떤 폭압적인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위기의 한국불교를 바로 세우겠다는 마음으로 공정선거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것입니다.

삼세의 지중한 인연을 고맙게 생각하는 터라 소납은 도반으로서 자승스님에게 이런 충고를 하고자 합니다.

‘선량한 사람에게 채찍을 가하고 죄 없는 사람을 거짓으로 모함하면 그 죗값이 열배로 불어나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이다’라는 <법구경> 구절을 귀감삼아 자승스님이 지금이라도 발로참회하고 종도들에게 용서를 구하길 기원합니다.

불기 2557년 10월 7일
제34대 조계종총무원장 후보 보선스님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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