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범여스님)는 5일 오후4시 280차 회의를 갖고 동화사 선거인단 선출과 관련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마곡사의 선거인단 선출과 관련한 이의신청은 7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중앙선관위는 오후 4시~오후 11시30분까지 비공개로 진행한 회의에서 동화사와 마곡사의 교구종회를 촬영한 동영상을 수차례 검토하면서 논의했다. 쉽게 결론이 나지 않자 위원장 범여스님이 위원들 한 명, 한 명에게 의견을 물었고 동화사는 기각을, 마곡사는 결론 도출에 실패해 다음 회의로 보류했다.

특히 동화사 선거인단 선출의 경우 대부분의 위원들이 선거법 위반 의견을 밝혔지만 종정스님이 주석하는 사찰이라는 이유로 선거권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져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관위는 당초 6일 오후3시 진행하기로 한 종책토론회 역시 보류하고 7일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하면서 종책토론회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는 34대 총무원장선거 후보자 자격심사에 있어 필수적인 신원조회 결과가 보선스님이 제외된 채 중앙선관위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무원 총무부는 “보선스님의 경우 속퇴 이력과 관련한 이의가 제기됨에 따라 승적관련 기록에서 종무원법과 승려법에 저촉되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어 신원조회 결과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제출된 신원조회 결과에서 기호1번 자승스님, 기호3번 대우스님, 기호4번 장주스님, 기호5번 혜총스님의 경우 ‘이상없음’으로 알려졌다. 보선스님의 신원조회 결과는 7일 중앙선관위 회의에 제출된다. 

한편 동화사와 마곡사 소임자와 말사주지, 선거인단 23명은 5일 오후4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성관위원회가 형평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정략적 태도를 강력히 성토한다’며 중앙선관위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현장 조사를 다녀와 종법에 따라 적법하게 선출된 동화사와 마곡사에 대해서는 비디오 판독과 조사 보고서 검토 등 현장에서 충분히 검토한 과정을 또 다시 재연하면서 지리한 시비를 답습한 반면에 명백히 부정행위가 발견되어 불법으로 치뤄진 법주사와 쌍계사는 최소한의 조사 과정도 없이 각하시켰다”며 “이는 일말의 형평성이나 공정함을 느낄 수 없는 명백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정략적인 태도를 강력히 성토 한다.

최근 동화사, 법주사, 마곡사, 쌍계사 등 일부 교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구종회 문제와 관련하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위)는 지난 9월 30일 제278차 회의를 통해 동화사, 마곡사에 대한 현장 실사를 진행하고, 법주사의 경우 소명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우리는 10월 2일 현장 조사를 나온 중선위원 스님과 총무원 직원에게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보고와 물증 자료를 제출했고, 이와 관련된 변호인의 법률 자문까지 제출하여 교구종회의 적법성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 결과, 조사보고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4일 중선위 회의를 통해 원만히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4일 중선위에서는 현장 조사를 다녀와 종법에 따라 적법하게 선출된 동화사와 마곡사에 대해서는 비디오 판독과 조사 보고서 검토 등 현장에서 충분히 검토한 과정을 또 다시 재연하면서 지리한 시비를 답습한 반면, 명백히 부정행위가 발견되어 불법으로 치뤄진 법주사와 쌍계사는 최소한의 조사 과정도 없이 각하시켰다. 이는 일말의 형평성이나 공정함을 느낄 수 없는 명백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익히 알고 있듯이 법주사와 쌍계사는 교구종회 구성원으로서 부적격자인 중앙종회의원이 점명부에 서명을 하고 의결에까지 참여한 바 있고, 법주사의 경우는 중앙종회의원이 “교구장에게 권한을 위임하자”는 발언까지 하는 등 교구종회에 심대한 영향력까지 미친 바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중립을 지켜야할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소위 3자 연대에서 추천한 중선위원들이 보여주고 있는 정치적인 행태, 즉 다수에 의지해 힘의 논리로 지방 교구의 신성한 선거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우리는 비정함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선거를 목전에 두고 중립의지를 지켜야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해관계에 따라 정략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교구 전체의 사활을 걸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앞으로 발생하는 선거 파행에 관해 모든 책임은 중선위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불기2557년 10월 5일
팔공총림 동화사, 제6교구본사 마곡사 대중 일동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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