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질의론은 조선 초기의 고승, 함허당 기화(涵虛堂 己和, 1376~1433)가 유교와 불교를 비교하여 논술한 책이다. 조선 초기 유학자들의 극심한 배불론(排佛論)에 대하여 불교의 입장에서 유교와 불교를 대질(對質)하여 자문자답하는 형식으로 논술한 책이다. 

내용의 요지는 유교와 불교는 세상을 구제하고 백성을 이롭게 하는 교법(敎法)이므로 공존함이 마땅하니 서로 배척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를 논하고 있다. 불교비판론자의 부정적인 질문에 대하여 변론으로 이해시킴과 함께 3교의 깊고 얕음, 근본과 지엽 또는 우열에 대하여 질문자의 편견과 고집을 버리고 불교의 대도(大道)에 귀화시키려 하였으므로, 소극적인 변호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불교를 선양하기 위해서 기획한 것이다.

문답한 것을 대강 구분하면 상권이 7문(問) 하권이 12문(問)으로 모두 19문답으로 되어 있다. 내용은
1) 3교의 대요, 2) 심성론(心性論), 3) 잡승(雜僧)의 편민변(編民辨), 4) 척불(斥佛)에 대한 논술, 5) 불교는 서융(西戎)의 교, 6) 하도낙서(河圖洛書)에 대하여, 7) 음양오행의 도상(圖象)에 대하여, 8) 불교동점(佛敎東漸)에 대하여, 9) 삼교상자론(三敎相資論), 10) 무극(無極)은 법신(法身), 11) 삼교심성도(三敎心性道), 12) 5행의 생성과 24절후, 13) 세계의 형태, 14) 삼세 인(因)과 죄복보응설(罪福報應說), 15) 참학수도설(參學修道說)과 고려 이래의 지리산천비보사찰설 등이다.

오경후/한국불교선리연구원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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