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했던 모든 행위를 취소한다. 자승 총무원장께 참회드린다. (자승 총무원장의 상습도박 사실을 폭로한)장주스님과 앞으로는 손을 끊겠다…, ”

지난 달 21일 조계사 앞 우정총국에서 호법부 스님들에게 강제로 끌려 가 폭행당한 적광스님이 ≪신동아≫10월호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있었던 일을 모두 밝혀 또 다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적광스님은 “호법부 승려들은 현 자승 총무원장 체제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달라고 계속 요구했다”며 “(앞에서 열거한)것만 해주면 자장암도 지켜주고 승적도 살려주고 돈도 주겠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폭행에 가담한 스님들이 십시일반으로 거둔 돈이라며 1,200만원 정도를 합의금조로 들고 왔다고도 밝혔다.

당시 호법부에 강제로 연행된 과정도 자세히 설명했다.
“불교중앙박물관 지하 1층에 들어선 직후 10여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 박물관 지하 2층의 호법부 조사실에 가기도 전에 누군가 ‘옷을 찢어’라고 소리쳤고, 옷이 모두 찢긴 채 팬티만 입은 채로 집단폭행을 당했다.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됐다. 한 사람이 목을 조르고 다른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사실상 살인미수였다.”

▲ 적광스님이 병원 입원 당시 왼팔을 들어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폭행에 가담한 사람에 대해서 적광스님은 “10여 명중 8명 정도가 총무원 호법부 소속 스님들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호법부 간부 OO스님은 잔인했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폭행이 끝난 뒤 말로라도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 사람은 ‘다음에 만나면 묻어버린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적광스님은 폭행이 단순히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된 것임도 강조했다. 스님은 “만신창이가 된 뒤 지하조사실로 질질 끌려갔다. 갔더니 벌써 내게 입힐 옷까지 준비해둔 상태였다. 계획된 폭행이었다는 걸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총무원 측이 환속제적원을 당일 적광스님이 썼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스님은 “지하 조사실에서 환속제적원을 쓰라고 강요받았다. 너무 맞아서 글씨를 쓰지 못하자 호법부 승려들이 대신 썼다. 나는 이름 쓰고 지장만 찍었다. 환속제적원 문서 곳곳에 피가 묻었다.”고 말해 당시 상황이 매우 암담했음을 시사했다.

적광스님은 폭행에 가담한 승려와 종무원, 자승 총무원장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특히 자승 원장은 폭행교사범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호법부 스님이 상부지시로 어쩔 수 없이 폭행을 한 거라며 미안해 하더라”면서 “이는 총무원장이 사실상 폭행을 지시한 것으로 나는 판단한다”고 말했다.

적광스님의 폭행건과 관련 ≪신동아≫는 9월 10일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에 질의서를 보냈고 9월 12일 답변서를 받았다. 답변의 주요 내용은 △호법부는 운광(일명 적광, 이하 ‘운광’이라 함)사미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폭행 등과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사전 계획은 없었으며 조사과정에서도 집단폭행과 같은 일은 없었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사진은 동행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운광 사미도 사후 이를 용인하였다 △종단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금전을 대가로 운광 사미를 회유한 사실이 없다. 다만 운광 사미가 생활고를 호소하여 일부 스님들이 십시일반으로 병원비를 대납해 준 것으로 사후에 확인했다. 운광 사미의 입원이나 퇴원도 스스로 요청하여 이뤄진 것이며, 호법부는 간여한 사실이 없다. △호법부의 일상적인 업무 수행을 총무원장 선거와 연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승려간 문제에 대하여 자율적으로 해결하고 종단이 안정과 화합을 도모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기 바란다 는 것이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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