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출판사에서 한자경의 《대승기신론강해》가 나왔다. 이화여대 철학과에 재직 중인 저자 한자경 교수는 “모든 생명체, 일체 중생은 표층에서는 서로 다른 각각의 객체로서 존재하지만 심층에서는 서로 다르지 않은 하나일 것이라고” 밝히며 “이 심층의 하나가 내가 떠올린 임의적 상상이나 허구가 아니라 궁극의 실재라는 것, 표층 의식보다 더 깊은 심층 마음에서 우리는 이미 하나로 공명하고 있다는 것, 이것을 확연하게 밝혀보고 싶다”고 설명한다.

《대승기신론》은 1~2세기경 인도의 마명이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대승불교 최고의 논서다. 산스크리트 원본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진제가 번역한 1권본과, 실차난타의 2권본이 있다. 진제의 한역본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치밀한 구성, 정확하고 간결한 문체, 독창적인 사상체계로 중관, 유식, 여래장 등 대승불교의 모든 사상을 회통하며 대승의 대의를 논의하는 책이다.

《대승기신론》은 근대 이전까지 약 1백90여 종의 주석서가 나왔는데, 수나라 혜원의 《대승기신론의소》, 신라 원효의 《대승기신론소》, 당나라 현수법장의 《대승기신론의기》가 3대 소로 인정받는다.

《대승기신론강해》는 진제의 한역본을 저본으로 원효와 법장의 소를 비교 분석하며 일심 이문의 대의를 2백40여 개의 도표를 이용해 상세하고 논리정연하게 해설하고 있다.

《대승기신론》에서 아뢰야식은 유위와 무위, 생멸과 불생불멸의 화합식이 되어, 진여와 생멸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다. 현상세계를 형성하는 중생의 생멸심 안에 불생불멸의 진여심이 있으며, 이 진여심이 곧 여래법신이며 그 안에서 일체중생은 모두 하나, 즉 모두 일심이 된다. 이러한 일심의 법, 즉 중생심이 곧 진여심이고, 중생이 곧 부처이며, 일체 중생이 모두 일심의 존재임을 믿는 것이 바로 대승기신론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대승적 믿음이다. 즉, 중생 각자가 자신 안의 불생불멸의 진여법신을 자각해 일체 중생이 진여로서 모두 하나라는 대자대비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한자경 교수는 《대승기신론강해》에서 《대승기신론》이 독창적인 일심 이문 사상체계로 대승의 불이법문을 완성하고 동체대비의 보살사상을 전개하고 있음을 논증한다.
한자경/불광출판사/22.000원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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