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종단의 새 역사를 쓴 소임자로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16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교광장의 차기 총무원장 선거 후보 추대를 수락하면서 이렇게 다짐했다. 

▲ 자승스님은 차기 총무원장 선거 후보자 추대를 수락하는 기자회견을 16일 가졌다.

자승스님은 ‘총무원장 후보 추대를 수락하며’라는 제하의 수락사를 통해 “저는 이제 지난 4년간의 성원과 경책을 뒤로 하고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고자 한다. 저의 출마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있는 줄 알고 있지만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하지 않겠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서는 사부대중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깊이 숙고하고 또 숙고하면서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기로 결단을 내린 지금 저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허물을 대신하여 종단과 한국불교를 역사의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다짐으로 종도여러분께 거듭 양해의 말씀을 올린다”며 “종단 중흥과 불교 발전의 발판을 확고하게 세우고 우리 ‘조계종의 새 역사를 쓴 소임자’로 기억되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자승스님.
자승스님은 “제33대 집행부는 한국불교의 미래를 다지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했다”며 △총본산 성역화 사업 △승가교육제도 혁신, 교육기반 확립 △사찰 재정 및 운영 투명화 등 각종 쇄신 정책 도입 △소외된 이웃을 향한 보살행 확산 △불교의 사회적 위상 강화 △미국·프랑스·호주 등 지구촌 곳곳에서 펼친 ‘한국 불교 세계화’ 등을 집행부의 성과로 꼽았다.

스님은 “물론 4년 동안 자성과 쇄신결사, 교구활성화를 위한 기반 마련, 중앙종무기관의 효율적 운영, 도심 및 젋은 세대 포교 활성화 등에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며 “제가 또 다시 책임을 맡는다면 지난 4년의 아쉬운 과제들을 해결함은 물론 각 교구가 지역의 수행·포교·전법을 총괄하는 자치공동체로 거듭나도록 지원할 것이며 종단과 사찰 재정의 투명화,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 비구니 권익 및 참종권 확대 등을 심도있게 검토해 종도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자승스님은 자신에 관한 의혹들에 관해서 종도들을 실망시킬 어떠한 일도 없었다고 강조하며 종단 전체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일부의 행위에 대해 보다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문 없이 자승스님이 준비한 수락사를 읽는 것으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은 전 군종교구장 자광스님, 월정사 부주지 원행스님, 수원사 주지 성관스님, 불교광장 공동대표 지홍스님, 동국대 교수 보광스님이 함께 했다.

다음은 수락사 전문이다.

총무원장 후보 추대를 수락하며

거룩한 삼보전에 머리 숙여 정례를 올립니다.
존경하는 종정예하와 원로대덕 큰스님, 그리고 수행정진과 정법구현에 진력하고 계신 사부대중 여러분께도 존경의 예를 올립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저는 오늘 엄숙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미래’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을 선택하는 것은 그 자체가 ‘역사’이며, 이 중요한 ‘역사’의 길목에서 소임을 맡는 데에는 그만큼 무거운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제 지난 4년간의 성원과 경책을 뒤로 하고 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고자 합니다. 저의 출마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있는 줄 압니다만,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서는 사부대중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결자해지 기시자 당임기종(結者解之 其始者 當任其終)’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맺은 사람이 풀고, 처음 시작한 사람이 그 끝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오랜 시간 깊이 숙고하고 또 숙고하면서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기로 결단을 내린 지금 저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허물을 대신하여 종단과 한국불교를 역사의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다짐으로 종도여러분께 거듭 양해의 말씀을 올립니다. 종단 중흥과 불교 발전의 발판을 확고하게 세우고 우리 ‘조계종의 새 역사를 쓴 소임자’로 기억되도록 혼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제33대 총무원장으로 재임한 지난 4년은 역사적 책임의 일단을 수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제33대 집행부는 한국불교의 미래를 다지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했습니다. ▲1962년 조계종단이 출범한 이래 최대 불사가 될 총본산 성역화 사업 ▲‘300년 만의 개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승가교육제도 혁신과 교육기반 확립 ▲사찰 재정 및 운영의 투명화 등 각종 쇄신 정책 도입 ▲소외된 이웃을 향한 보살행 확산과 ▲이를 통한 불교의 사회적 위상 강화 ▲미국·프랑스·호주 등 지구촌 곳곳에서 펼친 ‘한국 불교 세계화’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합니다.

이것은 제33대 집행부가 종도 여러분과 함께 써 내려온 ‘조계종의 새 역사’이며, 앞으로 후대에 물려줄 자랑스러운 미래 자산입니다.

물론 지난 4년 동안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범종단적으로 추진해 온 ‘자성과쇄신결사’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정상화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기는 했지만 기대만큼 멀리 가지 못했습니다. 또한 교구활성화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 구축과 중앙종무기관의 효율적인 운영 및 수도권 도시포교와 젊은 세대 포교 등도 종도 여러분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데에는 미흡했습니다. 다만 지난 4년 간 저를 비롯한 제33대 집행부와 우리 종단 구성원들은 일련의 노력을 통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존경하는 원로대덕 스님과 사부대중 여러분!
저는 총무원장 소임을 맡아 ‘한국불교의 무한한 가능성’을 재삼 재차 확인했습니다. 제가 또 다시 책임을 맡는다면 지난 4년의 아쉬운 과제들을 해결함은 물론 각 교구가 지역의 수행·포교·전법을 총괄하는 자치공동체로 거듭나도록 지원할 것이며, 종단과 사찰 재정의 투명화도 반드시 이뤄낼 것입니다. 또한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 비구니 권익 및 참종권 확대 등도 심도있게 검토해 종도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저의 소신은 선거기간에 종단운영방향과 종책과제를 통해 종도들의 평가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소납에 대한 근거없는 낭설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저는 오로지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바라는 일념으로 여러 근거 없는 낭설들에 묵묵히 대처하며 인욕하고 또 인욕했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소납에게는 종도를 실망시킬 그 어떤 일도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밝히며, 앞으로 저는 종단 전체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일부의 행위에 대해 보다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습니다. 종도들의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고 정상적인 종무행정에 차질을 주며 이로 인해 불교계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우리 종단이 어려운 시기에 놓여있는 지금, 저는 절처봉생(絶處逢生)의 길을 떠올립니다. ‘오도 가도 못할 막다른 골목에서 살 길을 만나듯이’, 이 위기 상황 속에는 ‘새로운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이 어렵고 힘들지라도 저는 기꺼이 그 길을 가려고 합니다.

1700년 한국불교 역사가 보여주듯, 우리에게는 고난과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불보살님께서 항상 우리들을 외호하며 힘을 더하여 주고 계십니다. 저는 그 힘을 믿고 뭇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한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57년 9월 16일
자승 합장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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