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탄테러가 일어난 에카야나사원에 대해 경찰들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자카르타 포스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불교사원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3명이 부상당했다.

자카르타 포스트(Jakarta Post)에 따르면 자카르타 서부에 위치한 에카야나(Ekayana) 사원에서 4일 저녁 9시10분과 10시45분에 걸쳐 두 차례의 폭발이 일어났다. 에카야나 사원은 인근 대학교의 불자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1995년 설립됐다.

서부 자카르타 경찰서장 파딜 임란(Fadil Imran)은 “인근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사찰 안에서부터 두 번의 폭발 소리를 들었다. 건물 내부에 특정 구역에 폭탄이 설치된 것 같다. 아직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종교 장관 수리아다르마 알리(Suryadharma Ali)는 4일 밤 테러를 당한 에카야나 사원을 방문해 폭탄테러로 손상된 건물을 살피며 30분가량 머물렀다.

“에카야나 사원에 대한 일요일 폭탄 테러의 범인은 무슬림의 성스러운 달 라마단(3013년 7월9일~8월7일)의 신성함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주와 야만’으로 간주된다”고 밝힌 알리 장관은 “나는 종교 신자들이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촉구한다”며 “이번 폭격이 이슬람교와 불교 사이의 관계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폭발 후 사원과 주변의 보안을 강화했다.

이번 일의 발단은 지난해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나온 불교신자 라카인족과 이슬람교신자 로힝야족의 유혈 충돌에서 시작됐다. 미얀마 라카인주에 거주하는 로힝야족은 80여만 명에 육박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들에게 국적을 주지 않아 무국적 난민으로 만들었다. 때문에 유엔에서도 로힝야족을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로 꼽을 정도다.

이 일로 인도네시아에서 미얀마와 불교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4월부터 무슬림 과격주의자와 테러리스트들은 미얀마와의 종교 갈등에 대한 응답으로 인도네시아 불교도들과 미얀마 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 계획을 실행해왔다.

무슬림이 대부분인 인도네시아는 외국인 관광객 등 2백2명을 죽인 2002년 발리 폭탄 테러 이후 급진주의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왔다. 당국은 테러리스트와 공범으로 의심되는 7백여 명을 억류하고 65명을 죽였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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