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과 해탈열반시’라는 부제를 지닌 《주시자, 관자재보살로 사는 법》의 저자 동암스님은 “모든 현상에 동일시되거나 속지 말고 오직 ‘보는 자’로 남아서 지켜보라”고 단언한다.

이유가 뭘까. 동암스님은 《반야심경》 본문 260자 내용이 사리자라는 제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법이지만, 이는 오직 개인의 내면, 마음과 그 마음을 ‘보는 자’와 ‘보는 대상’에 대한 법문이라고 설명한다. 스님은 《반야심경》에서 설명하는 ‘관자재보살’은 주시자, 응시자, 지켜보는 자, 관찰자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음을 강조한다.

동암스님이 보는 깨달은 보살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동일시에서 벗어나 무아인중수자(無我人衆壽者: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없는), 즉 무아에 통달한 사람, 사상(四相)의 동일시에서 벗어나 ‘주시자가 된 자’이다.

이처럼 관자재보살이 몸과 생각을 지켜보는 ‘주시자’임을 깨닫게 되면 온갖 두려움과 공포, 고통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허상임을 알게 된다. 살아가면서 겪고 있는 시기와 질투, 남들과의 비교, 잘났다 못났다, 부자다 가난하다, 잘 한다 못 한다 등 이 모든 것이 마음의 허상이라는 것을 자각해 일체의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서산대사가 <선가귀감>에 남긴 ‘해탈열반시(解脫涅槃時)’에서도 “해탈이란 마음의 모든 고통과 재앙을 벗어나 고요하고 영원한 기쁨에 들어가는 순간이란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주시자, 관자재보살로 사는 법》은 《반야심경》 해설을 1부로, 서산대사의 ‘해탈열반시’ 해설을 2부로 배치해 비교 해설하고 있다. 선가귀감 내에 소제목 없이 111자의 한자로 기록된 글을 동암스님이 ‘해탈열반시’로 작명해 기록한 것이다.

특히 ‘해탈열반시’는 《반야심경》과 유사할 뿐만 아니라 티벳불교의 《바르도퇴돌(사자의 서)》 전체내용을 축약한 듯하고 중국 육조 혜능대사의 무상계와도 비유가 되는 중요한 글임을 지적한다.

동암스님은 《반야심경》과‘ 해탈열반시’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 법문을 이정표로 살아간다면 현세에서 받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에고(ego)’와의 동일시에서 벗어나는 길이자 해탈이며,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깨닫는 수행이라는 것이다.

특히 동암스님은 “백발노인이 꿈에 나타나 《선가귀감》 속 ‘임종시’를 세상에 널리 퍼지게 하면 자살하는 사람이 없어질 것이라는 선몽 후에 ‘해탈열반시’를 접하게 됐다”며 “책을 통해 하는 해설은 모두 서산대사의 말씀을 옮기는 것뿐”이라고 고백한다.

정신과 전문의 김자성 박사(동해 동인병원)는 “자아를 이루는 것들의 두꺼운 껍질을 뚫어보고, 그 바탕에 있는 관찰자의 상태를 우리 속에서 확인하는 마음수련의 과정을 통해 불성을 체득하게 되는데 ‘관찰자’는 온 우주의 바탕인 우주의식과 같다는 것이 불교적인 직관”이라고 추천의 글에서 밝힌다.

저자 동암스님은 1993년 스스로 붓다님을 스승으로 가슴에 모시고 전국을 떠돌며 수행한 끝에 2000년 여름 동해시 지흥동에 명상사를 창건해 수행과 포교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에 《금강반야바라밀경》 《관세음보살보문품 강의》 등이 있다.
동암스님/비움과소통/12,000원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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