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토마을 자재병원 이사장 능행스님.
“나의 죽음과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생사교육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재인식하게 한다. 가족 공동체의 구성원들도 죽음에 대한 엄숙하고 경건한 태도를 배우는 ‘생사교육’을 통해 자신의 삶을 공경하고 삶과 죽음을 대하는 예의와 존중을 지키는 문화를 전수받으면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킨다.”

조계종 포교원이 ‘노령화 시대, 실버세대 포교방안’을 주제로 23일 개최한 제53차 포교종책연찬회에서 능행스님은 “노인포교는 생사교육에서 출발한다”며 이와 같이 주장했다.

‘호스피스 활동을 통한 노인포교 방안’을 발표한 능행스님은 “노인포교는 곧 젊은이와 가족들을 부처님의 가르침 속으로 초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노인들을 방치하지 않도록 포교전략의 한 측면에서 노인포교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죽어감과 죽음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일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은 준비 없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많은 이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아온 스님이 전하는 해답이다.

토론자로 나선 김응철 교수는 노인포교 활성화를 위해 불교계에 네 가지를 주문했다. 첫째, 독거노인을 비롯해 장기 와병노인 등과 같이 소외되는 노인들에 대하여 방문서비스 등 불교 복지적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임종이 가까워지고 호스피스 서비스가 필요한 노인층에 대해 임종 간호 및 호스피스 서비스, 임종 염불법 등에 대한 확대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노인용 경전을 편찬 보급하는 일도 병행해야한다. 셋째, 건강하고 잔존자원을 많이 가진 노인층에 대해서는 봉사활동 현장에 참여하도록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넷째, 불교적 정서가 많은 노인층을 대상으로 임종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교실을 열어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김응철 교수는 “불교계에서 호스피스 서비스가 포교 대안으로 수용되지 않은 것은 노인포교의 주된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만연해서”라고 꼬집으며 “포교는 인간의 생로병사의 모든 과정에서 역할을 함으로써 다음 세대에게 불교를 전해주는 방법인 만큼 생존적 포교정책 수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 조계종 포교원이 제53차 포교종책연찬회를 열고 '노인포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찰에서의 노인포교 활동 방안’을 발표한 오복경 회장(충남재가노인복지협회)은 “상담과 심리 지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사찰마다 ‘삶의 이야기방’을 만들어 힘들 때 들어주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접적인 포교보다는 중생의 고통을 들어주는 것이 불교의 존재 이유라는 것. 이와 함께 지역 사회복지시설과 연계하고 소통하면서 노인포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교가 지닌 자연 자산을 이용해 불교교리와 함께 하는  ‘숲 해설사’를 양성해 노인들의 힐링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농촌의 노인들도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것이지 자연을 감상할 여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오복경 회장은 “노인복지를 위해 불교계가 미개척 분야인 ‘노인복지주택’을 만들어 노인복지를 선도해갈 것”을 제안했다. 장기요양시설은 등급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안 좋은 노인만이 입소할 수 있지만 ‘노인복지주택’은 노인이라면 누구나 같이 생활할 수 있는 공동의 공간이다.

조계종 포교원은 “‘노령화 시대, 실버세대를 위한 포교방안’ 연찬회를 통해 노년의 삶 속에서 불교인으로서의 자존감을 되찾고, 불교적 수행법으로 삶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는 실버세대들을 위한 포교방안을 함께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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