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열반 20주기를 기념하며 스님의 생가에서부터 열반지까지 두루 살펴보는 순례기 《이 길의 끝에서 자유에 이르기를》이 조계종출판사에서 나왔다. 불교신문에 연재했던 ‘성철스님의 자취를 찾아서’ ‘성철스님과 나의 법연을 말하다’를 수정보완해 단행본으로 엮었다.

책에 소개된 25곳의 도량은 성철스님이 머물며 수행했던 곳이다. 북통만한 걸망을 지고, 들길 산길을 넘어지고 미끄러지며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어서 가셨을 그 길 위에서 성철스님이 만들었던 ‘사람답게 사는 길’을 고민해본다.

저자 원택스님은 성철스님 곁에서 20여 년, 스님을 떠나보내고 20여 년, 도합 40여 년을 성철스님을 시봉하며 보고 배운 ‘성철스님의 길’을 독자에게 제안한다.

세속을 벗어나 출가의 길로 들어섰던 겁외사에서부터 시작된 순례는 팔공산 은해사 운부암에서 평생의 도반 향곡스님을 만나고, 속리산 법주사 복천암에서 공양주를 하고, 삼각산 도선사에서 대학생들과 법연을 이어간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펼쳐진다. 1966년 가야산 해인사 백련암으로 들어 1993년 열반에 들 때까지 백련암에서만 머물며 수행에 전념했던 이야기에 이르면 시대를 풍미했던 고승의 향기가 진한 감동으로 다가선다.

▲ 원택스님.
원택스님은 “25곳의 사찰을 돌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역사의 부재였다”며 “성철스님이 주석하며 수행했던 곳들에서 스님이 머물렀던 기록은커녕 기억하는 이를 만나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성철스님이 머무는 동안 작았던 암자들은 불사로 옛 정취를 느낄 수 없이 변해서 더더구나 성철스님을 추억하기에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원택스님은 “절집 지중을 벗겨서라도 인재불사를 해야 한다던 스님의 모습이 책에 오롯이 들어있고, 스님이 주석했던 곳에서의 소중한 기억이 담겨있는 만큼 독자들이 조용하게 읽을 만한 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길의 끝에서 자유에 이르기를》에서 제안하는 성철스님의 길을 따라 걸어본 독자들이 스님이 말씀하신 진정한 자유에 이르기를 기대해본다.

원택스님/조계종출판사/16,000원

-강지연 기자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