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 도서관(실)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부대중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불교계가 다른 종교에 비해 독서에 대한 열의가 저조한 상황에서, 이러한 흐름이 조성되고, 또 ‘사찰 작은 도서관(실) 만들기 운동’이 전개되는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중의 하나라 할 만하다.

사찰 내 도서관 만들기를 위해 조계종과 교계 출판사가 손을 잡았다. 불교출판문화협회(회장 원택스님)가 조계종과 함께 ‘사찰 작은 도서관 만들기 운동’을 함께 전개하기로 한 것. 이 운동은 도심 사찰을 중심으로 사찰 경내에 도서관(실)을 설치 운영해 불자들의 독서율을 높이고 사찰을 찾는 이들에게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불교출판문화협회는 교계 출판시장 활성화를 위한 문화 포교 방안으로 사찰 내 작은 도서관 만들기 운동을 주창해왔다. 하지만 교계의 무관심과 종단차원의 조직적 지원을 받지 못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왔다. 이번에 총무원이 이 운동에 적극 나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불교출판문화협회는 앞서 2004년 10월과 11월에 걸쳐 두 번의 사찰도서관설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서울과 수도권 일대의 사찰 가운데 도서관이 설치된 5개 도심 사찰에 대한 현장 실사를 통해 도서관 형식과 운영 형태를 조사했다.
당시 조사 항목에는 장서의 규모, 사서(실무자 상근) 유무, 대출 빈도 등을 조사했으며 이 가운데 모든 항목을 충족한 형태의 사찰 도서관은 한 곳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계사, 불광사, 삼천사, 통도사, 춘천 석왕사 등 도심의 일부 사찰을 제외하고 도서관이 없다.
이들 사찰 도서관은 대개 장서 2~3천권 규모의 소규모 도서관으로 불자들은 물론 사찰을 찾은 방문객이나 관광객들에게도 공개되는 열린 공간으로의 운영되는 형태다. 불교에 대한 소개와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입문서가 주를 이루며 도심 사찰에서는 사찰의 신도들을 대상으로 대출이 가능한 형태로도 운영되고 있다.
사찰도서관 설립 운동을 이끌고 있는 윤창화 불교출판문화협회 수석부회장은 “해방 이후 불교 포교는 사실상 불서가 중심이 되었음에도 불서의 비중은 평가절하 됐던 부분이 적지 않다”며 “우연히 만난 한 권의 책으로 인해 불교를 가르침을 전하고 불자가 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듯이 사찰도서관은 일반인들이 불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사찰이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집실

신해철(동국대 중앙도서관)

사찰도서관, 미래불교 ‘준비도량’
대부분 사찰들이 취지에는 동감했지만 막상 도서실을 여는 데는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기 쉽다. 그 첫째 원인이 예산부족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는 정직하지 못하다. 도서실 개설은 예산보다는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사찰들이 예산이나 공간부족 등을 탓하지 말고 미래불교를 위한 인재불사 일환으로 도서실 만들기 불사에 나서길 바란다.
사찰도서실은 독서활동을 위한 공간이다. 하지만 사찰도서관은 단순히 독서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초심불자들의 소양함양에서부터 신행 포교를 위한 기반 시설이다. 책을 대여해주고 읽는 곳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자들의 신행과 삶에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평생 교육의 장이돼야 하기 때문이다.
올한해동안 도서관 만들기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사찰 전체가 책 읽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발상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독후감대회, 독서퀴즈대회, 독경대회, 도서전시회, 헌책 바꿔읽기, 바자회 등이 그 대안중 하나가 될 것이다.
미래의 신행패턴은 지금보다는 훨씬 더 다양해 질 것이다. 따라서 사회와 신도들의 욕구 또한 더 이상 법당에만 안주하길 꺼려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불서읽기’는 바른 신행의 으뜸 길잡이라 할 수 있다. 사찰 도서실은 불자들의 깊이 있는 신행생활과 다양한 지적욕구를 충족시켜줌은 물론 미래불교를 힘차게 내달을 수 있는 ‘준비도량’이란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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