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교육 관련 세미나가 열려 이목을 집중시킨다. 불광연구원이 15일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와 역사와교육학회와 손잡고 준비한 ‘초·중·고 역사교과서의 불교 서출체재와 내용’과 불교교육연합회가 14일 개최한 제4차 불교교육포럼 ‘조계종의 포교정책과 학교 종교교육’이다.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 배우고 있는 불교.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해법이 있을까? 서로 다른 두 개의 세미나에서 각각 청소년 포교의 해법과 희망을 살핀다.

 “불교에 대한 이해 바탕으로 역사 서술 이루어져야”
불광연구원 ‘초·중·고 역사교과서의 불교 서출체재와 내용’

‘초등학교 교과서(사회과)의 불교서술체재와 내용’을 발표한 신선혜 박사는 “제7차 교육과정이 반영된 교과서와 현행 교과서를 단원 구성, 서술 내용의 측면으로 대별해 비교한 결과, 정치적 흐름에 따라 불교 내용 서술이 이루어졌던 7차 교과서와 현행 교과서는 달라졌다”고 밝혔다. 불교의 전래와 발달과정에서 그 시대만의 문화를 탄생시켰다는 점이나 불교가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초점을 맞춰 소주제를 구성한 현행 교과서는 제목류를 통해서도 불교 관련 서술이 정리되고 내용도 풍부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근래의 연구 성과들을 교과서에 반영한 것은 좋았으나 사료에 대한 해석 오류나 표현상의 애매함, 보충 설명이 필요한 경우는 아직도 남아있다고 지적한 신선혜 박사는 문화재를 통한 불교에의 접근이 7차에서 한 차례 시도됐다 중단된 것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신선혜 박사는 “불교관련 서술이 있는 5~6학년 교과서는 2015년에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이 반영되어 시행될 예정”이라며 “《사회》와 《사회과탐구》가 하나로 통합되는 등 변화가 예상되는데 다양한 교과서 분석 연구 성과들이 반영된 교과서가 제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학교 《역사》(한국사) 교과서에 나타난 불교사 서술체재와 내용을 발표한 황인규 교수(동국대 역사교육과)는 “우리의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불교를 배울 기회는 종립학교 외에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국사(역사) 과목에서 배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교사조차 불교에 대한 지식 미흡으로 불교사와 불교문화에 대한 교육이 불성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인규 교수에 따르면 중학국사는 초등국사와 달리 여전히 정치사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왕권강화나 중앙집권화의 시책에 불교가 특정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학국사에서 불교를 서술하는 방식이라는 것. 역사 상·하는 중학국사에 비해 ‘불교로 꽃피운 문화’ ‘부처님의 나라를 만들다’ 등 매우 불교적인 표제를 달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후 편찬된 역사1은 역사 상·하 보다 일반적인 제목으로 바뀌어 서술됐다.

불교의 초전으로 교과서에 서술된 것은 모두 불교의 국가 공인이지 초전이 아님에도 초전으로 오인하는 교과서의 서술은 정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불교의 초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선종의 초전”이라 지적한 황인규 교수는 “중학 국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무비판적으로 서술했기 때문에 선종에 대해 너무 가볍게 다루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조선조에서부터는 숭유억불 정책에 눌려 불교에 대한 서술 자체가 지나치게 줄었고 일제강점기 이후로는 만해 한용운 스님 정도만이 눈에 띌 뿐 3.1운동 민족대표에 포함된 용성스님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음을 황인규 교수는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고등학교 국사교과서의 불교관련 서술 내용과 문제점’을 발표한 김상영 교수(중앙승가대 불교학과) 역시 불교 공인의 문제를 지적했다. 5개 교과서는 신라만 ‘공인’이라 표현하고 고구려와 백제는 ‘받아들였다’ ‘수용했다’고 표현했는데 삼국의 불교수용은 모두 왕실 주도로 진행된 것이고 왕실에서 불교를 신앙하기 시작한 것은 곧 공인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영 교수는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보다 유려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불교를 밝게 서술하고 있는 몇몇 교과서의 예를 들며 교과서 집필자들의 노력에 기쁜 마음을 표했다.

“불교 관련 학자들이 모여 초중등 역사교과서를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구나 학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 김상영 교수는 이번 세미나가 그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했다.

‘고등학교 《동아시아사》 교과서에 나타난 불교의 서술체재와 내용 분석’을 발표한 서인원 수석교사(진선여고, 동국대학교 겸임교수)는 “동아시아 4개국의 대표적인 공통점은 불교와 유교”라며 “불교가 동아시아 문화권을 묶을 때 더 큰 영향을 끼쳤음에도 교과서에는 유교적인 요소가 더 강조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인원 수석교사는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첫 등장한 《동아시아사》 과목은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을 거치며 정제되고 쉬워졌지만 여전히 문제를 안고 있다”며 네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째는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의 부족, 둘째는 교과서 간의 단원 및 내용 설정에 대한 조정 필요, 셋째는 보다 쉬운 불교 구분이나 기본 용어 사용, 넷째는 불교에 대한 교육과정의 한계성 타파를 들었다.

“동아시아 사회에서 불교는 중요한 사상임에도 교과서에서는 10세기를 전후하며 불교 서술은 거의 끝난다”고 지적한 서인원 수석교사는 “불교의 전파에서부터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불교사를 골고루 소화해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중등교과서에 나타난 불교미술의 서술과 내용’을 발표한 김진숙 박사(일본 불교대)는 “7차 개정 중학교 교과서에 비해 2009년 개정 역사 상·하는 불교미술에 대한 내용이 대폭 늘고, 불교미술과 도판 게재가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불교미술 분량이 고등학교 국정 국사에서 늘어난 것은 문화사적으로 불교미술에 접근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는 검정 체제로 바뀌면서 집필자의 의도에 따라 불교미술에 대한 분량은 물론 내용도 달라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김진숙 박사는 “전체적으로 삼국시대는 백제와 신라 위주로 서술되어 고구려는 소외되고 있고, 통일신라는 불교공예에 성덕대왕신종과 상원사 동종만 배치해 사리구에 대한 설명은 일체 없다. 불국사 석굴암 이후의 불교미술에 대한 서술이 약하고 고려시대는 거대 석불과 이형 탑만 다루고 있어 통일신라의 영향을 받은 탑과 불상은 배제되고 있다. 고려불화의 경우도 수월관음도만 부각시켰을 뿐 아미타여래도 지장보살도 등은 외면했다. 조선시대는 화엄사 각황전, 법주사 팔상전 등만 언급하고 있다”며 “2011년 개성 한국사의 일부 교과서는 조선시대 불교에 대해 보다 폭넓게 다루고 있어 성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청소년 포교는 신행활동과 연관된 봉사활동이 도움
불교교육연합회 ‘조계종의 포교정책과 학교 종교교육’

안정수 교법사(해동고)는 ‘포교활동을 통한 효과적인 진학지도’에 대해 발표를 했다. 안 교법사가 제안한 공교육 안에서의 포교활동은 봉사. 해동고 파라미타 학생들의 신행생활은 봉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었다.

해동고 파라미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파라미타 가입 이유에 대학교 진학을 든 경우가 50%가 넘어 청소년 포교나 프로그램계발에 대학진학요소를 적극 고려해야한다고 안 교법사는 지적했다.

신행횟수는 일주일에 5회 이상이 전체의 70% 넘어 신행이 바탕이 된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봉사활동의 필요성은 98%가 넘는 학생이 필요하다고 답변해 봉사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엿보게 했다.

기억에 남는 신행활동으로는 사물놀이 복지관봉사 장애인봉사 108배 생명나눔캠페인 등의 순으로 나왔으며, 자기성장에 도움이 되는 신행활동으로는 108배가 압도적으로 높아 인식의 차이를 보였다. 신행이 바탕이 된 봉사활동은 학생들의 행동변화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학생들은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진학에 영향을 준다는 응답자도 97%에 육박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봉사활동 후 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행동하였는가에 대한 질문에도 학생들은 전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성적 향상이나 교우관계 개선, 진로문제 해결 등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도 봉사활동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이번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다.

안정수 교법사는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며 “우리의 꿈인 청소년 포교는 시대에 맞는 언어와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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