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영 교수 “조선 유생들은 승려라는 이유로 의승군 평가절하

최인선 교수 “‘호국 의승군의 날’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서산대제의 국가제향 복원을 위한 학술세미나’가 2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가섭스님(교육원 교육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제1부 개회식에서 대흥사 주지 범각스님은 “조선 정조 13년(1789) 조선 조정은 서산대사의 공훈을 인정해 서산대사의 의발이 전해진 해남 대흥사에 표충사를 건립하게 하고 봄 가을로 국가에서 제향을 모시게 했다”며 “대흥사는 서산대사의 국가제향을 복원하기 위해 서산대제도 봉행하고 공청회와 세미나도 개최하는 등 노력을 해왔으나 아직 서산대제의 국가제향 복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서산대제가 온전히 국가제향으로 복원되기를 희망했다.

이어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법안스님은 “서산대제를 국가제향으로 복원시켜 ‘서산대사 탄신일’ ‘호국불교의 날’ ‘의승군의 날’ 등으로 그분들의 희생에 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남한의 대흥사와 북한의 보현사에서 남북 공동으로 서산대사 제향을 봉행하는 날이 오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종회의장 향적스님이 대독한 치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서산대제의 국가제향 복원’ 나아가 ‘의승군의 날’ 지정을 향한 뜻 깊은 한걸음에 종단이 앞장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제2부 학술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이장희 교수(사학자, 전 성균관대 교수)는 ‘조선시대 전란사에서 의승군의 위상과 역할’을 발표하며 “왜군의 패인은 의병과 의승군 같은 의용군이 후방에서 봉기하리라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데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영규대사는 서산대사가 의승군을 일으키기 전에 먼저 일으킨 분으로 의병장 조헌이 전사했을 때 그와 함께 장렬히 전사한 분이지만 서산대사에 비해 조명이 되지 않았다”며 “영규대사 뿐 아니라 처영대사 스님들이 전국에서 의승군을 봉기했던 사실은 크게 부각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발제했다.

 

최연식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제2부 학술세미나에서 첫 번째로 발표를 한 김상영 교수(중앙승가대)는 “조선 의승군 활동에 대한 교과서의 서술이 아주 박약한데, 서산대사 외의 인명이 나오는 교과서는 사명대사 유정스님이 나오는 책이 한 권, 세 종류의 교과서에는 승려들이 의병활동을 했다로 두 종류는 아예 그런 표현도 없이 지도에 스님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는 의병장 이름으로 서산 유정 영규 처영이라 표기된 게 전부였다”며 “의승군에 대한 일반 인식이 부진한 것이 현실이고 우리가 같이 책임져야할 부분”이라고 전제했다.

김상영 교수는 “1789년 4월 27일 표충사에서 사액을 기념하는 제 봉행 날짜는 표충사 사중과 지역 관청이 상의해 결정했고, 첫 춘추제향은 위격을 갖춘 제향이었다”며 “표충사 춘추제향의 ‘제물단자’를 보면 표충사가 춘추제향을 봉행할 때 쓴 그릇의 규모가 기록된 ‘진설도’를 보면 국가제례의 규모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서산대제 국가제향 복원에 종교편향의 잣대를 댄다는 그것은 썩은 선비와 같다”며 서산대제 국가제향 복원에 힘을 실었다.

두 번째 발표에 나선 최인선 교수(순천대 인문학부)는 “선조는 서산대사에게 높은 승직과 시호를 내려주었지만 사당 건립에는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서산대사는 선조 37년(1604) 1월23일에 세수 85세에 묘향산 원적암에서 입적했는데 입적 후 조정에서 이렇다 할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임란 때 같이 활동했던 의병장들에 대한 사당건립은 선조 대부터 바로 시행되었지만 사회 분위기상인지 승려들에 대한 사당 건립은 이루어지지 못했고. 승려들의 사당은 임란 후 150~200년이 지난 후인 1738년에야 밀양 표충사가 세워지고, 1789년에는 해남 표충사, 1794년에는 묘향산 수충사 등의 공식 사액사우가 성립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불교에서 의승군의 사례는 많았지만 국난타개를 위해 호국의 일념에 서서 자율적으로 궐기한 사례는 임란 당시 의승군이 처음”이라고 밝힌 최인선 교수는 “명종조 문정왕후의 후원 아래 선교 양종과 승과가 부활되어 잠깐 동안의 불교 중흥기가 있던 시기에 배출된 휴정과 유정 같은 걸출한 승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던 것”으로 해석했다.

최인선 교수는 “의승군의 충의정신을 현창하기 위해서는 가칭 ‘호국 의승군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기 위하여 범국민적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 조직해 정부에 청원해보는 방안을 강구해보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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