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도 원두커피 있습니다. 우리도 21세기를 살고 있어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과 삶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서’가 5월 23일 개봉한다.

‘길위에서’는 일 년에 단 두 번만 문이 열리는 백흥암에서 살고 있는 비구니 스님들의 1년을 관찰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위빠사나명상수행센터 호두마을에서 깨달음을 위해 새로운 수행을 배우려 왔다는 65세의 비구니 스님을 만나고 마음이 감화돼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하는 이창재 감독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출가한 비구니 스님들의 모습과 백흥암의 아름다운 사계를 가감 없이 화면에 담았다.

37년간 깨달을 수 있다며 끊임없이 자신을 속이고 과연 자신이 밥값을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끝없이 질문하는 영운스님, 3년간 무문관 수행이후 병까지 얻었지만 병을 다 치료하지도 않고 다시 무문관 수행에 들어가는 지엄스님을 통해 비구니 스님들의 깨달음, 수행에 관한 진지한 태도를 보여준다.

또 교수 임용시험을 앞두고 미국 유학시절 젠(ZEN) 센터에서 느꼈던 그 경험을 잊지 못해 부모님의 반대에도 출가를 선택한 상욱스님,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절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동진출가(어린나이에 출가하는 것)를 한 선우스님, 자신을 찾고 싶다며 인터넷 검색으로 절에 찾아온 민재 행자를 통해 일반인들이 궁금해 할 비구니 스님들의 출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백흥암.

이창재 감독은 “절과 속세는 목적지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절은 성불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커뮤니티라면 속세는 각자의 다른 목적을 위해 살아가는 곳이다”면서 “삶의 목적이 달라 우리와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아니라 절에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 ‘길위에서’는 오는 23일 개봉하며 독립영화 상영을 담당하는 ‘CGV 무비꼴라주’ 등 전국 20개관에서 상영된다.

 

▲영화의 한 장면. 동진출가한 선우스님의 만행 장면.

 

문의= 시네드 에피 02-3442-1779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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