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한글로 된 반야심경에 곡을 붙여 노래한 김미현 씨를 기억하는가? 맑고 깨끗한 음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녀는 유학을 떠났고 사람들에게 잊혀졌다. 28년 뒤, 그녀는 당시 음반을 리메이크한 ‘물같이 바람같이’를 들고 수월스님이 되어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수월스님(영주 천불정사 주지)은 4월 30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새 음반출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출가를 하게 된 배경, 수행을 하다가 다시 노래를 부르게 된 계기, 새 음반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 수월스님.
수월스님은 “만해스님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님의 침묵’을 보고 너무 감명을 받았던 것을 인연으로 노래까지 부르게 됐다”며 “당시 한글로 번역한 반야심경을 노래로 불렀다는 이유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대학생활을 마치고 일본 유학을 떠나 연구원으로서의 삶을 살면서 적당히 진학하고 공부하는 생활에 큰 염증을 느끼게 됐다”며 “스님이 되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닫기 위해 치열하게 수행하며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그 길로 귀국해 해인사에서 출가했다”고 밝혔다.

수월스님은 출가한 후 10년 동안 범어사 대성암, 내원사, 보덕사, 불영사, 원효사, 위봉사 등 제방선원에서 참선수행만 했다. 스님이 예전에 노래를 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주위에 거의 없었다.

스님은 “깨우치겠다고 수행을 하던 중 문득 이 생활에 익숙해진 나 자신이 열심히 수행하지 않고 부처님을 팔아 쌀을 축내고 있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며 “그러다 노래가 지금 내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는 것은 물론, 불교 대중화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매된 음반은 △예경제불가 △백년을 살라지도 △우리말 반야심경 △부처님 마음 △악의 열매 △부처의 승리 △물같이 바람같이 △자기 △등불 △그 누가 △발원문 등 총 11곡이 수록돼 있으며 유승엽 작곡가가 연주하는 오카리나와 배경으로 깔리는 자연음이 스님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마음의 평안함을 제공한다.

수월스님은 “노래 부르기와 참선은 다르지 않다. ‘일념’을 다해 하지 않으면 둘 다 이룰 수 없기 때문”이라며 “‘물같이 바람같이’는 부처님 법에 곡을 붙인 것으로 경전을 듣는 것과 진배 없다. 법공양·법보시로도 널리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물같이 바람같이’ 음반 주문(법보시 환영): 010-6358-3609, mus24@daum.net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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