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지혜를 추구하는 종교다. 불교 최후의 목적은 깨달음의 지혜를 획득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지혜가 육바라밀 가운데 가장 나중에 놓여있는 것도 최후 목적인 깨달음의 단계에 언급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범어로는 prajñã, jñãna로서 전자는 혜(慧)로 후자는 지(智)로 번역한다.

세간의 일체 모든 학문 지식도 지혜라고 하고, 불법에서도 지혜를 말한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지혜는 진리를 바르게 인식하는 것을 가리키며, 이 지혜를 개발(開發)하는 방법을 3단계로 설명한다. 먼저 추구하는 지식을 들어서 얻는 것을 문소성혜(聞所成慧)라고 하며, 듣고 난 후에 이치대로 생각하여 분명하게 판단하고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사소성혜(思所成慧)라고 한다. 그리고 생각한 후에 실천하고 수지하는 것을 수소성혜(修所成慧)라고 한다.

이 가운데 사혜(思慧)는 바로 선정수행(禪定修行)을 말한다. 그러므로 선정은 생각하는 것이 없는 것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망상(妄想)하지 않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 “6바라밀은 지(智)가 길잡이가 된다. 만약 지혜바라밀이 없으면 5바라밀은 눈이 먼 것과 같다.”라고 한 것이 이러한 뜻이다.

≪유교경≫에 이르길 “성찰(省察)이란 이장(理障)과 사장(事障)을 관찰해 알고, 항상 자세히 살펴서 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니, 이 두 가지를 모두 ‘마음의 지혜’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즉 깨달음이란 모든 장애를 여읜 단계를 의미한다. 그것이 곧 지혜다. 부처님은 “지혜가 없다면 수행자도 아니며 또한 재가자도 아니라서 무엇이라 이름붙일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일반 불자들이 지혜를 증득하는 방법을 어렵게 생각해선 안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그 법을 받아들여 자기 마음 속에 생각하고 반추해서 수행하고 나아가 실천으로 옮길 때 지혜가 증득된다.

법진 스님/본지 발행인 ‧ 재단법인 선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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