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자의 꿈, 실크로드』는 저자 문윤정이 실크로드를 세세하게 더듬어간 기행기로 비단길(오아시스로)의 과정을 충실히 따르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실크로드를 직접 밟아가면서 자신의 감정과 상상력을 동원해 보고 느끼고 체험한 사실들을 꼼꼼하게 서술한다. 단순히 실크로드에 대한 이론적 접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자신의 살아 있는 감정과 상상력을 통해 실크로드의 진면목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제공한다.

아울러 독자들은 동양과 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숨겨진 면면들을 살펴봄으로써, 그 길을 따라 삶을 영위한 인간들의 삶의 세계와 문화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실크로드 여행이 여행자를 철저히 과거에 머물게 한다고 말한다. 모래와 바람이 쓸고 간 세월의 나이를 셀 수도 없을 만큼 노회한 구조물이 들려주는 노래, 기쁨과 슬픔과 사랑과 즐거움과 회한이 주름마다 새겨져 있는 수천 년 전에 미라, 그리고 여행자 자신이 간직한 추억과 과거를 다 드러내기도 벅찬 그 무언가에 대한 시간 여행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저자는 실크로드 여행이 여행자를 묵묵하게 미래로 걸어가게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을 비롯하여 누군가의 삶을 포함한 그 모든 것들이 철저하게 과거에 머물러 있을 것 같지만 결국 미래를 향하여 나가고 있다는 역설적인 깨닫게 하는 시간 여행이라고 강조한다.

“실크로드는 살아 숨 쉬는 길이다. 여러 문명을 탄생시키고 키워서 서로 교류하게 한 길이다. 마치 멀면서도 가까이 우리 속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길이다. 이 책을 통해 실크로드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음미해보라. 한없이 낯선 곳과 낯선 사람의 이야기 같지만 깊은 동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문윤정/바움/17,500원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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