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서기가 마음 살피기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음 살피기가 스마트폰 구매처럼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무료 어플도 없지요. 시간이 필요합니다. 엽서 쓰기나 일기 쓰기처럼 낡은 방식을 권유하는 속뜻도 거기 있습니다. 자신의 하루하루와 일상을 꾸준히 돌아보는 방편이 되지요. 믿을 만한 벗에게 제 속에 담아 놓은 사연을 털어놓는 셈이지요. 글쓰기의 힘입니다.

‘늙어서 쓸 돈’ 걱정도 필요하지만, ‘죽도록 쓸 마음’ 걱정도 해야 합니다.
젊어서 시작할 수 있으면 더 좋지요.
-작가의 말에서

간결하고 단아한 그림과 사람살이 속에 깃들인 선과 불교를 통해 심오한 영적 세계와 예술혼이 하나로 어우러진 절묘한 작품을 선보이는, 단아한 그림과 글에 선적인 시정과 삶의 긍정을 담아내는 판화가 이철수의 일곱 번째 나뭇잎 옆서 『사는 동안 꽃처럼-이철수의 나뭇잎 편지』가 출간됐다.

『사는 동안 꽃처럼-이철수의 나뭇잎 편지』는 2002년 문을 연 ‘인터넷 사랑방 <이철수의 집>’을 통해 10여 년 동안 보낸 엽서들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이철수 판화가는 “따뜻하고 정직하게 서로에 위안이 되는 ‘대화가 있는 사랑방’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대화보다는 일방적인 고백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엽서는 많은 사람들의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고 말을 걸게 되는 소통이 제공해준다.

또한 저자는 내 안의 욕심을 부추기는 실용적 지혜, 성공과 행복 쟁취를 권하는 달콤한 말 등은 우리의 삶을 메말라가게 할 뿐 이라며 존재의 의미를 일깨우고 외로움과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내면의 힘. 즉 ‘마음 살피기’에 대해 말한다.

땀도 있고 마음의 이완도 있는 ‘농사’ 같은 삶의 위해 마음의 자급자족인 마음 살피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철수/삼인/12,000원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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