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나 평상심 같은 선불교 전문 용어들이 매스컴은 물론 일상의 대화에 스스럼없이 사용되고 선식(禪食), 선 디자인(son design), 선 스타일 등 불교의 선(禪)이 근래 우리 일상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

이에 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폭넓은 접근은 종교 신앙적 차원을 떠나 일반 상식 교양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이 책『왜 선문답은 동문서답인가 - 선불교의 언어예술』은 이 같은 선에 대한 일반적 수요는 물론 전문적 접근에 필요한 첫 관문을 뚫기 위한 열쇠로서 선불교의 현란한 ‘언어예술’을 개괄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선에 대한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선학의 특수한 언어체계와 하층 농민들의 투박한 방언에서부터 사대부 등의 우아한 아언(雅言)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한 선불교 언어들의 실제 사용 사례를 각종 선적(禪籍)들에서 발췌, 예시해 그 뜻하는 바를 설명한다.

또한 선불교의 핵심을 이루는 당송 대의 거물선사 등 어록, 선문답, 법문의 원문을 그대로 인용해 선의 본래 모습을 살펴본다. 선의 경우, 한국의 선불교 전래부터가 모두 중국 선사상 등의 법맥을 직접 이어왔고 선불교의 경전 격인 조사 어록이나 등록도 중국 선불교의 것을 그대로 받아 써왔다. 현재 한국불교 선방에서 수좌들이 들고 참구하는 화두도 모두 100% 중국 조사 스님들의 화두이다. 즉 선불교는 중국과 한국의 경계가 없기 때문에 선의 바른 이해를 돕고자 중국 고대의 구어와 방언까지 원어를 예시, 설명해 선사상의 원초적 모습을 제공하는 것이다.

선의 핵심은 조사들의 선문답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조사들의 선문답을 질문에 대한 엉뚱한 대답을 뜻하는 ‘동문서답’의 대표로 치부하고 있다. 선문답 속의 알 듯 말 듯한 한마디가 우리를 통쾌하게 한다. 특히 선불교 언어예술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 그 통쾌감을 100배 커진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선문답의 기본 선리와 그 독특한 언어체계를 설명함으로써 선문답을 동문서답이라고 여기는 잘못된 인식을 극복하도록 돕는다.

이은윤지음/동아시아/12,000원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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