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FTA 체결 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신자유주의’라는 생소한 단어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사회 곳곳에서 “세계적 대세인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순응해야 한국사회가 일류국가로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란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국경을 마음대로 들락거리고, 자본도 자유롭게 이동하며, 세계 도처에 걸쳐 생산입지를 마음대로 선택해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는 체제”라고 정의할 수 있데, 한마디로 경쟁적 우의를 갖추지 못하면 쇠퇴해버리고 마는 ‘무한경쟁시대’를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정치·경제·사회 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 과연 종교에게 그런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또 그 영향은 종교에 긍정적일까 아니면 부정적일까. 이에 대해 종교관련 학자들은 “종교 역시 신자유주의 영향 하에 있을 것이며, 그로인해 직면하게 되는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인다.
“지방자치단체나 (주)단월드 등이 한국 전통 수련문화를 어떻게 재해석하고 포장해 국내외 시장에 제공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는 우혜란 박사(가톨릭대 강사)는 “지자체의 문화 사업은 일종의 뉴에이지 ‘복합 쇼핑몰’로, 후기 자본주의 내지 신자유주의의 특징인 소비주의가 종교영역에 침투된 현상”이라는 데 주목하고, “소비문화에 타깃이 된 종교문화는 그 역사적·문화적 맥락이나 전통으로부터 분리되고 부분화돼 시장에 제공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우 박사는 “이런 문화 상품화는 최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기·명상 등의 수련센터 건립에서도 잘 찾아볼 수 있다.”며 “이는 이런 종류의 문화 사업은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는 지역 경제가 세계시장에 얼마나 밀접하게 연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실제 경상북도와 문경시는 2004년 대규모 ‘명상웰빙타운’을 2008년 완성한다는 기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전남 영암군은 월출산 자락에 ‘기 문화콘텐츠 센터’건립을 구상하고 있다. 불교계도 마찬가지이다. 경주시도 동국대의 기획으로 ‘명상문화사업단지’의 조성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김항섭 교수(한신대)가 바라본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종교의 변화는 더욱 비관적이다. 김 교수는 “그 체제에서 종교도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반 대중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며 “결국 종교적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내용보다 포장이 중요한’ 광고의 동등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김 교수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종교를 찾는 대중의 수는, 과거와 비교해 크게 변화하지 않겠지만, 종교가 대중에게 어떤 다양성과 활동성 등을 보여주는 가에 따라 대중의 주목도가 변화하고, 결국 종교는 흥망성쇠를 겪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종교는 ‘왜 대중의 주목을 더 이상 받지 못하는가’라는 화두를 들어야 하고, 그 해답을 위해 종교(단체) 스스로 변화의 여정을 걸어가야 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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