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행품은 『무량의경』의 서품의 역할을 하는데 먼저 경에 나오는 삼승 대중들의 덕행을 밝히고, 다음에는 여래의 덕행을 세 가지로 밝힌다. 불신(佛身)의 덕을 찬탄하고, 귀명하여 찬탄하고, 인행(因行) 과행(果行)을 통하여 부처의 덕을 찬탄하고 있다.

먼저, 불신(佛身)의 덕을 찬탄함에 있어서는 부처의 진신으로서 법신의 덕, 교화 응신의 덕, 수행 보신의 덕을 찬탄한다. 이어서 자내증의 불신(佛身), 수덕의 삼신, 진실한 부처의 상호에 대한 찬탄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처의 삼신(三身)에 대한 찬탄에서는 법화경의 서경으로서 󰡔무량의경󰡕도 법화경에서와 같은 불신관에 입각하여 부처의 몸은 본래 법신에서 응화하여 중생을 제도하는 무량한 부처의 교화 권능을 보이고 있고, 보신에서는 적멸의 고요함을 얻은 보신의 덕을 찬탄하고 있다.

이 경에서는 부처의 삼신의 덕을 찬탄하여 본경 법화경에서 부처의 방편지와 진실지에서 이루어지는 부처님 교화의 진실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신 응신의 부처의 덕을 다음과 같이 찬탄한다.

크십니다. 크게 깨달으신 대성주이시여.
번뇌의 때도 없고 번뇌에 물듦도 없고 집착함도 없으시도다.
하늘 인간 코끼리 말들을 조련하시는 스승이시여
도풍과 덕의 향기 일체에 풍기십니다.

여기서 법신(法身)의 덕에 대해서는 법신은 그 체(體)가 치우침이 없으므로 크다고 했고, 삼제(三諦)의 경계에 비치지 않음이 없으니 크게 깨달으셨다고 하고, 모든 사성(四聖)의 성인중에 주인이시니 그러므로 법신은 진불(眞佛)로서 대성주(大聖主)라 하고 있다.

이 진불의 법신은 영원히 여섯 번뇌[六垢:뇌(惱)․해(害)․한(恨)․첨(諂)․광(誑)․교(憍)]의 때를 여의었으므로 때가 없다 했고, 영원히 여섯 물듦[六染:①집상응염(執相應染) ②부단상응염(不斷相應染) ③분별지상응염(分別智相應染) ④현색불상응염(現色不相應染) ⑤능견심상응염(能見心相應染) ⑥근본업불상응염(根本業相應染)]을 여의었으므로 물듦이 없다 했고, 모든 경계에 집착하지도 않고 모든 땅에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분단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승(乘)에도 집착하지 않으니 이런 까닭으로 진불을 집착함이 없다고 한다.

다음으로 이러한 본체에서 응화한 응신불에 대해서는 “하늘 인간 코끼리 말들을 조련하시는 스승이시여”라고 하여 삼계의 하늘과 삼계의 사람 코끼리는 오직 부처님 한 분만이 능히 자재로 조련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곧 여래 십호에 조어장부라고 찬탄한다. 여기서 코끼리를 들고 있는 것은 󰡔천태사교의󰡕에서는 “삼수도하 위상마토야(三獸度河 謂象馬兎也)”라 하였다.

여기서 코끼리는 깊은 강물 바닥을 걷고 건너듯이 보살(菩薩)이 깊은 공의 이치를 철저히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말은 물이 얕으면 바닥을 밟고 건너지만 깊으면 수영을 하여 건너듯이 연각(緣覺)이 번뇌의 주체는 끊었으나 일부분의 습기를 단절하지 못함을 뜻한다. 토끼는 깊거나 얕거나 수영을 하여 건너듯이 성문(聲聞)이 번뇌의 주체만을 끊고 습기는 끊지 못했음을 말한다.

보신의 덕에 대해서는 몽상같이 흐릿했던 사지(四智)가 사라졌으므로 지혜가 밝다고 했고, 눈 같이 허망한 육정(六情)이 녹아없어졌으므로 맑다고 한다. 세간의 정려를 여의어 고요하고, 사량의식을 여의어 의식을 멸했고, 요별식을 여의어 인식이 없어졌다고 찬탄한다. 또한 집기심(集起心)을 여읜 것을 마음이 또한 적멸했다고 하고, 생사의 큰 밤에서 무명의 눈을 깨어난 것을 영원히 몽상을 끊었다고 한다.

생각(思)이란 심사(尋思) 상념(想念)의 망상들을 다 여의므로 허망한 사 상 념이라 한다. 그러므로 보신의 부처는 다시 모든 사대 오음 십이입 십팔계가 없다라고 한다. 곧 무명에서 일어난 사대 오음 십팔계 십입처를 여의므로 다시 대 음 입 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신은 일도(一道)의 바람과 삼덕(三德)의 향기가 일체에 풍긴다고 찬탄한다.

이같은 삼신불의 덕에 대한 찬탄을 통하여 『무량의경』은 뒤의 법화경에서 모든 중생이 추구해야할 일불승의 경지와 덕을 더욱 확고하게 하고 있다.

다음으로 삼신의 수덕(修德)에 대해서는 계 정 혜 해탈지견의 오분신(五分身)에 의해 법신(法身) 닦음을 밝히고, 삼매 육통 도품에서 정 혜가 균등함에 의해 보신(報身) 닦음을 밝힌다. 또한 자비 십력 사무소외에서 승응신(勝應身) 닦음을 밝히고, 중생 선업의 인연으로 교화할 연에 의해 열응신(劣應身) 닦음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부처의 4신은 본래 중생심 속에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를 원교의 육즉으로 보면, 이즉(理卽)의 계위에서 갖추는 것을 성품으로 얻는 삼불타라 하고, 명자즉(名字卽)의 계위에서 갖추는 것을 명자의 삼불타라 하며, 관행즉(觀行卽)의 계위에서 갖추는 것을 관행 삼불타라 하고, 상사즉(相似卽)의 계위에서 갖추는 것을 상사의 삼불타라 하며, 분진즉(分眞卽)의 계위에서 갖추는 것을 분진의 삼불타라 하고, 구경즉(究竟卽)의 계위에서 갖추는 것을 구경의 삼불타라 한다.

이 구경이 곧 삼불타라고 하는 것 등은 오직 한 사람이 있어 닦아 체(體) 얻음을 나타내니, 법계에 두루하여 상적광토에 주한다. (이 삼불타는) 삼천세간의 의보(依報) 정보(正報)가 완연하여 스스로 법락(法樂)을 받음이, 마치 일체 중생이 본래 갖추고 있는 삼불타와 같다고 한다.

-이기운 /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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