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사에 있어 ‘은둔의 소수집단’으로 여겨지는 비구니의 삶은 과연 어떠할까?

석담 스님이 비구니계의 큰 어른 묘담 스님의 일대기를 연구대상 삼아, 한국 비구니 승단의 재건과 정체성 확립 등을 조명하는『한계를 넘어서 - 묘엄 스님 생애와 한국 비구니 승단』을 최근 출간했다.

저자는 시대의 격랑 속에서 비구니로 살아온 한 개인의 선택과 결정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관찰자의 증언 또는 회고와 같은 구술을 바탕으로 진실을 밝히는 ‘구술사 연구방법’을 도입해 비구니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또한, 저자는 묘엄 스님의 제자이자 비구니 승가의 일원이지만 연구자로서 객관적 성찰과 냉정한 관점을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자세는 승단 내부에서 금기시되는 비구들에게 버림받은 가족을 조명하거나 성문제와 관련된 파계에 대해 비구나 비구니에게 보여주는 차별적 시각을 논하게 한다.

저자가 연기적 서사로 재구성한 묘엄 스님의 삶은 승단 내 성차별에 대해 치열하게 도전하고 비구니 승단의 정체성을 재확립해 가는 과정을 통해 수행자로서 성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묘엄 스님이 ‘비구니 교육자’로서 또 ‘현대 한국 불교 최초의 비구니 율사’로서 그 위상을 확고히 세웠던 것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결연한 선택의 결과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석담 스님 지음/석담․이향순 옮김/동국대학교출판부/값 15.000원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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