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의 현상을 품은 화엄경에 능통하고 현상의 변화를 설명하고 예측하는 주역에 통달했던 탄허스님(1913~1983).

스님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문도들이 『탄허록』을 펴냈다.


그런데 이 책이 출간되자 마자 화제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파괴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사건. 핵무기가 아니더라도 핵 자체가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무기가 된다는 점을 오늘날의 인류에게 경고하는 이 사건은 이미 수십년 전 탄허스님이 예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탄허스님은 이 책에서 “인류를 파멸시킬 세계 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지진에 의한 자동적 핵폭발이 있게 되는데, 이때는 핵보유국들이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걱정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 해결방법은 역시 불교의 평화사상에서 제시한다.
“남을 죽이려고 하는 자는 먼저 죽고, 남을 살리려고 하면 자신도 살고 남도 사는 법”이라며 “수소탄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민중의 맨주먹뿐이다”고 역설하고 있다.

스님은 그 이유에 대해 “오행의 원리에서 ‘토극수(土克水)’를 함으로써 민중의 시대가 핵의 시대를 대치해서 이를 제압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탄허스님은 1960년대 주역의 원리를 이용해 일본 열도 침몰을 예측했을 뿐 아니라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이 망신을 당하고 쫓겨날 것이라는 정확한 전망을 내놓아 세간의 화제를 모았었다.

▲ 생전의 탄허스님(탄허대종사 유물전시관 제공)
탄허스님은 독립운동가 김홍규 씨의 아들로 태어나 20세에 유학한 후 그의 나이 스물 두 살 때 오대산을 찾았다가 당시 유명한 한암스님을 만나 출가했다.

일찍이 어릴 때 사서삼경과 노장철학을 익힌 바 있던 스님은 지금은 없어진 한국대학 요청으로 노장철학 강의를 펼쳐 함석헌 양주동 박사등 쟁쟁한 인물들을 키워내는데 일조하게 된다.

이런 명성으로 박정희 전대통령 등 수많은 위정자들이 스님에게 정치적 자문을 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님의 문도들은 내년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재조명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출판된 ‘부처님이 계시다면’과 ‘피안으로 이끄는 사자후’를 하나로 묶어 『탄허록』의 표제로 책을 냈다.

탄허스님/휴/값 12,0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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