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제13대 진제 종정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제13대 종정(宗正) 진제 법원 대종사의 추대식이 3월 28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에서 사부대중 1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봉행됐다.

종정 추대식은 육법공양과 명종에 이어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총무원장스님의 봉행사, 진제 대종사의 행장소개, 원로회의 의장 추대사, 대통령 메시지 낭독, 등단봉청, 불자 · 법장 봉정, 예경삼배, 청법게, 종정예하의 법어 순으로 진행됐다.

진제 종정은 법어를 통해 인성(人性)과 예의, 자신의 마음으로 돌아보는 참선의 가치, 그리고 중생의 안락과 한반도의 평화를 두루 설파했다. 진제 종정은 “적멸열반(寂滅涅槃)이 즉시(卽是) 인의예지(仁義禮智)이며 어질고, 의롭고, 예의바르고, 지혜로움이 곧 적멸열반이라”라고 강조하면서 “일념(一念)이 지속되는 ‘참나’ 가운데 밝은 지혜가, 큰 복덕이, 큰 자비가, 대안락과 평화가 갖추어져 있음이며, 마음의 가지가지 갈등과 잡념을 없애고 진리에 이르는 가장 지름길은 오직 참선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제 종정은 “온 세계가 한집이요, 만 가지 형상이 나와 둘이 아니니 우리 모두 고통받는 이웃과 중생이 있는 그곳에 함께하며 병들고 가난한 이를 내 몸같이 사랑하고 보살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진제 종정은 “오늘 이 시대 우리 한민족의 정신사를 주도할 절실한 염원인 화두는 한반도에 남북이 함께 비폭력, 자비무적의 정신을 실천함으로써 지혜광명을 밝히는 것뿐”이라며 “평화가 충만한 대화합의 장에서 남북동포가 하나 되어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자손만대로 물려줄 통일조국을 성취해야 한다”고 설했다.
이에 앞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봉행사에서 “종정예하는 수행 외길을 오롯이 걸어오신 수행자의 표상이며 경허-혜월-운봉-향곡선사로 이어지는 선가의 법맥을 계승하여 부처님 법등을 크게 밝혀 드셨다”라며 “오늘 우리가 추대하는 새 종정예하께서 길을 열어 주시고 당신의 정진력과 지혜의 덕화로 가르침을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 원로회의 의장 종선스님은 부의장 밀운스님이 대독한 추대사를 통해 “오늘 조계사 앞마당에는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 불자와 희망을 노래하는 불자, 국민들이 함께 손을 모아 제13대 종정 진제 법원 대종사의 종정 추대를 지극한 마음으로 추앙하고 있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 동참한 일체 종도와 인연 대중들은 새로운 종정예하를 중심으로 종단의 원융산림을 완성하고 종지종풍을 굳건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하 메시지에서 “불교는 삼국시대 전래된 이래 우리 민족과 고락을 함께 한 민족의 종교이며, 오늘 조계종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로 추대되신 진제 종정 예하는 이처럼 유구한 한국 불교의 전통을 이어가실 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념간, 지역간, 빈부간, 세대간 갈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나와 모든 생명이 다르지 않다는 부처님의 지혜가 모두의 마음을 밝혀 온 국민이 화합하고 나라가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진제 종정과 오랫동안 친분을 쌓은 유대교 지도자 랍비 잭 벰포라드는 “진제 선사님의 간화선 수행법이 전 세계에 더 큰 평화와 정의를 가져다 줄 것을 확신한다. 미국에서 평화의 가르침을 펴신 것과 마찬가지로 유럽을 넘어 지구촌의 모든 곳에서도 선사님의 가르침이 계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먼 리 밖에서도 듣게 되는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저부터 마음을 가다듬고 정진하겠다”고 헌사했다.

또 재가불자를 대표해 헌사한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김의정 여사는 “진제 대종사께서는 항상 어려운 이웃과 고통 받는 중생이 있는 곳에서 우리 모두가 아픔을 함께 하며 동체대비의 대승보살도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신도 대중은 진제 종정께서 내려주신 교시를 잘 받들어 삼보호지와 불교중흥을 위한 책임을 다할 것을 서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종정추대식에는 종단의 원로 및 중진스님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직무대행 무원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스님 등 이웃종단 지도자, 정세균, 박희태, 주호영, 고흥길, 조윤선, 박진 의원 등 정관계 주요 인사 등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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