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와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4대종교는 26일 합동세미나 '생명과 탈핵'을 개최했다.

서울에서 26일부터 이틀간 ‘세계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에 대항해 불교와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4대종교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합동세미나를 개최했다.

26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합동세미나 ‘생명과 탈핵’은 한국 종교계가 탈핵의 뜻을 되새기는 동시에 핵 발전을 옹호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세계의 권력과 자본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엔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스님, 자성과쇄신결사추진위원장 도법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장 황문찬 목사, 원불교 중앙총부 정상덕 교무, 탈핵에너지교수모임 집행위원장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불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 박광서 교수 등이 참석했다.

종회의장 보선스님은 세미나를 알리는 인사말을 통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기가 지나가고 있지만, 그 해결의 끝을 가늠할 수 없다는 데서 후쿠시마의 비극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무에서 에너지를 창조하는 꿈의 공장’ 쯤으로 여겨오지 않았나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동세미나의 발제 및 토론은 탈핵에너지교수모임 집행위원 한정숙 서울대 교수의 진행으로 법응스님(불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 장윤재 목사(한국기독교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 최서연 교무(원불교외국인센터소장), 양기석 신부(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각각 맡았다.

불교계의 패널로 발제에 나선 법응스님은 “핵에너지는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삶터인 지구 환경에 사실상 시한폭탄과도 같은 위험요소이며, 핵폐기물의 처리와 저장 등 미래세대에까지 위험물질을 등에 지우고 살아가게 하는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라며 “불교계 안팎의 모든 이들에게 자성의 통찰과 새롭게 고쳐나감의 행동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 발제 및 토론 이후엔 4대 종교가 공동 채택한 ‘한국 종교인 탈핵/탈원전 선언문’도 발표됐다.

이 선언문에서 4대 종교인 일동은 “핵발전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반인륜적인 일이므로 핵무기와 마찬가지로 인류와 공존할 수 없는 ‘악(惡)’임을 선포한다”며 “탈핵/탈원전뿐 아니라 에너지 전환을 포함한 문명적 전환은 지속가능한 삶과 지구의 미래를 위해 인류 앞에 놓인 커다란 이정표이며 모든 종교인이 이 노력에 동참할 것을 다짐한다”고 주장했다.

- 박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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